자율주행·통신 수요 폭발…'노트북 크기' 소형위성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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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판·안테나 일체화
로켓에 실을 때 수납 효율 높여
UAM·정찰 등 활용분야 확장
300㎞ 초저궤도 비행 연구
시스템 반도체 활용 무궁무진
한국도 우주패권 쟁탈전 가세
로켓에 실을 때 수납 효율 높여
UAM·정찰 등 활용분야 확장
300㎞ 초저궤도 비행 연구
시스템 반도체 활용 무궁무진
한국도 우주패권 쟁탈전 가세
흔히 떠올리는 위성의 이미지는 태양전지판을 날개처럼 달고 있는 육중하고 큰 육면체 덩어리다. 실제 태양전지와 안테나를 펼치면 위성 본체보다 몇 배나 부피가 늘어난다. 이와 달리 노트북같이 납작한 책 모양으로 위성을 만든다면 어떨까. 로켓에 실을 때 ‘수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1000여 개 소형 통신위성을 띄워 위성과 휴대폰 간 직접 통신 서비스를 2025년 선보일 예정인 미국 스타트업 링크 글로벌은 지난달 초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이런 노트북 모양의 위성을 실어 우주로 보냈다. 국내에서도 이런 모양의 정찰위성 개발을 시작했다.
신고 없이 띄우는 위성이 많은 탓에 이들과 충돌하지 않게 설계하는 기술도 화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런 무적(無籍) 위성을 탐지해 회피할 전자광학위성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광학위성의 임무는 두 가지다. 목표 지점을 선명하게, 자주 촬영하는 것이다. 각속도(회전 물체의 단위 시간당 위치 변화)를 재는 자이로 센서와 별 추적기가 핵심 기술이다. 망망대해 같은 우주에서 위성의 균형을 잡고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지 안내한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최근 상장한 스타트업 플래닛랩스가 이 분야 강자다. 플래닛랩스는 200여 개의 소형 광학 정찰위성을 가동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위성 무게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광학위성 해상도를 두 배 높이려면 위성은 여덟 배 무거워진다. 카메라 렌즈 부피 때문이다. 대안은 최대한 지구와 가깝게 위성을 띄우는 것이다. 위성 고도를 ‘초저궤도’인 200~300㎞까지 낮추는 연구가 최근 국내에서 시작된 이유다. 자체 연료 없이 200㎞에 위성을 띄우면 대기 저항 등 때문에 하루 만에 떨어진다. 반면 400㎞는 1년, 500㎞는 10년까지 관성 비행을 할 수 있다. 주로 400~600㎞ 사이에 위성을 띄우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KAIST와 쎄트렉아이 등은 300㎞ 고도에서 고해상도(50㎝)로 2년간 정찰 임무를 수행할 광학위성을 제작할 계획이다.
최근 이 진동 저감장치를 오현웅 조선대 교수와 한화시스템 등이 독자 개발해 독일에 역수출했다. 오 교수는 이 밖에 납작한 모양의 전천후 정찰위성 ‘S-스텝’을 개발 중이다.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반 능동위상배열 합성개구레이더(SAR) 안테나를 탑재한 위성이다. 위성용 반도체는 우주 방사선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지상 반도체와 다른 특수 설계가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국가 먹거리로 규정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오 교수는 “SAR 위성의 안테나, 송수신부, 제어장치는 사실 반도체 모듈”이라며 “상업용 로켓을 수시로 발사해 위성 성능 검증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항법위성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 원웹이 2030년까지 발사할 소형 통신위성만 약 5만 개에 달한다. 군 관계자는 “전쟁이 나면 광통신이나 유선망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며 “재밍(전파 교란) 저항력을 가진 통신위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법위성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필수 인프라다.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가 고도화하면서 항법위성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 1만여 개 우주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인 5200여 개 업체가 항법·클라우드 분야 기업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1000여 개 소형 통신위성을 띄워 위성과 휴대폰 간 직접 통신 서비스를 2025년 선보일 예정인 미국 스타트업 링크 글로벌은 지난달 초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이런 노트북 모양의 위성을 실어 우주로 보냈다. 국내에서도 이런 모양의 정찰위성 개발을 시작했다.
‘K팝, 드라마 위성’ 띄워라
2020년 세계 위성체(정부 위성, 상업 위성, 학술 위성, 우주선) 발사 수는 1282개로 전년 대비 2.6배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세계적으로 8500여 개의 소형위성이 발사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위성 전성시대’다. 한 우주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문화 수출도 위성을 통할 필요가 있다”며 “소위 ‘블랙핑크 위성’을 동남아시아나 중동 상공에 띄워 K팝이나 드라마를 무료로 접하게 하면 한국 기업의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데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신고 없이 띄우는 위성이 많은 탓에 이들과 충돌하지 않게 설계하는 기술도 화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런 무적(無籍) 위성을 탐지해 회피할 전자광학위성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광학위성의 임무는 두 가지다. 목표 지점을 선명하게, 자주 촬영하는 것이다. 각속도(회전 물체의 단위 시간당 위치 변화)를 재는 자이로 센서와 별 추적기가 핵심 기술이다. 망망대해 같은 우주에서 위성의 균형을 잡고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지 안내한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최근 상장한 스타트업 플래닛랩스가 이 분야 강자다. 플래닛랩스는 200여 개의 소형 광학 정찰위성을 가동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위성 무게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광학위성 해상도를 두 배 높이려면 위성은 여덟 배 무거워진다. 카메라 렌즈 부피 때문이다. 대안은 최대한 지구와 가깝게 위성을 띄우는 것이다. 위성 고도를 ‘초저궤도’인 200~300㎞까지 낮추는 연구가 최근 국내에서 시작된 이유다. 자체 연료 없이 200㎞에 위성을 띄우면 대기 저항 등 때문에 하루 만에 떨어진다. 반면 400㎞는 1년, 500㎞는 10년까지 관성 비행을 할 수 있다. 주로 400~600㎞ 사이에 위성을 띄우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KAIST와 쎄트렉아이 등은 300㎞ 고도에서 고해상도(50㎝)로 2년간 정찰 임무를 수행할 광학위성을 제작할 계획이다.
시스템반도체 블루오션
사진을 찍을 때 손이 떨리면 화질이 안 좋아지듯 광학위성도 마찬가지다. 광학위성엔 쿨러(냉장고)가 필요하다. 쿨러가 가동될 때 미세 진동이 생기는데 이걸 없애야 화질이 좋아진다. 이 진동 저감장치는 그동안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사 허니웰에서 전량 수입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우주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1600억달러를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곳이다.최근 이 진동 저감장치를 오현웅 조선대 교수와 한화시스템 등이 독자 개발해 독일에 역수출했다. 오 교수는 이 밖에 납작한 모양의 전천후 정찰위성 ‘S-스텝’을 개발 중이다.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반 능동위상배열 합성개구레이더(SAR) 안테나를 탑재한 위성이다. 위성용 반도체는 우주 방사선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지상 반도체와 다른 특수 설계가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국가 먹거리로 규정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오 교수는 “SAR 위성의 안테나, 송수신부, 제어장치는 사실 반도체 모듈”이라며 “상업용 로켓을 수시로 발사해 위성 성능 검증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항법위성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 원웹이 2030년까지 발사할 소형 통신위성만 약 5만 개에 달한다. 군 관계자는 “전쟁이 나면 광통신이나 유선망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며 “재밍(전파 교란) 저항력을 가진 통신위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법위성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필수 인프라다.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가 고도화하면서 항법위성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 1만여 개 우주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인 5200여 개 업체가 항법·클라우드 분야 기업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