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중심으로 목소리…"팬데믹 2년 단절 회복해가는 과정"
"코학번이 왔다"…거리두기 풀리자 대학가 학생자치 '꿈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대학 내 학생 자치가 최근 '일상회복' 기조 속에서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양대 총학생회는 지난 2일 학교 측이 교수들의 연구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학생식당 2곳을 용도변경 결정한 것에 대해 반발해 '규탄 행동 선포식'을 열었다.

총학은 "학생들도 대학 운영의 결정권자"라며 "학생들과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사실상 학교본부는 학생들에게 학생식당 용도 변경을 통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청년 정책 의견을 제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7일 서울역 인근에서 '전국 총학생회장 집담회'를 열고 6·1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제안할 청년 정책 의제를 논의했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집담회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총학생회장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대학이 외국어계열 유사 학과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일주일간 천막 노숙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학칙 개정안이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는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구호를 외치거나 회의실과 총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기도 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 일정을 많이 기획할 수 있었다"며 "점거, 피케팅 등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기 때문에 더 큰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학번이 왔다"…거리두기 풀리자 대학가 학생자치 '꿈틀'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대면 수업과 관련된 등록금 문제, 대통령 선거,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코로나19 이후 벌어진 사회경제적 변화가 청년들에게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동기 부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팬데믹 2년 동안 자치 활동을 못 하고 사회적 연결이 어려웠던 만큼 누적된 의제에 대한 대학 사회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총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행동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추세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 교수는 "목소리 내는 것을 주도해야 할 2, 3학년 학생들이 대부분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심점이 되어야 할 이들이 상실된 만큼 상당 기간은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