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드론이 흑해의 러시아군 함정을 격침했다. 9일 러시아 전승절을 앞두고 양측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전승절은 1945년 옛 소련이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의 항복을 받아낸 5월 9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흑해 즈미니섬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러시아군의 세르나급 상륙정 한 척을 타격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승절에 열리던 러시아군의 흑해함대 군사 행진이 올해는 즈미니섬 바다 밑바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함을 격침한 뒤 흑해 인근에서 러시아군 함정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이날 북동부 지역에 있는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했다며 또 다른 승전 소식도 발표했다.

전승절을 앞두고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 동부와 주요 도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CNN은 이날 “동부 루간스크에서 주민 대피 시설로 사용되던 한 학교에 러시아 군용기가 폭탄 한 발을 떨어뜨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90명이 대피해 있던 학교 건물 폭격으로 2명이 사망했으며 60명이 아직 잔해 속에 남아 있어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남서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크루즈 미사일 여섯 발도 발사했다.

BBC는 “전승절인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최후통첩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 연설비서관 출신인 정치 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BBC에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장감이 고조되자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키예프)시장은 시민들에게 “전승절을 앞둔 8일과 9일 집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