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 = ING은행)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 = ING은행)
ING은행은 조만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며,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한국은행이 이번 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9일 전망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4.8%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의 급등으로 석유류(+34.4%) 및 가공식품(+7.2%)의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3.6%(3월에는 3.3%)를 기록하며 201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ING은행은 지난달 6.8% 상승한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지난 겨울의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면서, 올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도시가스는 5월, 7월 및 10월에 인상을 예고하고 있으며 전기요금은 10월에 한차례 더 오를 예정이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는 그동안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연초 이후 치솟으면서 이제는 추가 가격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엔 물가 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공공요금이 재차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공요금 인상은 2023년 내내 계속돼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2% 목표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NG은행은 당분간 한국은행이 물가상승 억제에 더 큰 노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치보다 높았던 물가상승률과 시장 전망치를 웃돈 1분기 GDP 성장률을 근거로 들었다. 또 4월 금통위 의사록을 통해 다수 의원이 물가의 상방 위험에 대한 우려를 적극적으로 표명한 만큼,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장 예상(현재 7월 추가 인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행보로 5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6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잡혀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Fed는 5월, 6월, 7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5%씩 인상하면서, 금리는 2023년 말 3.25%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로 한은이 7월과 12월 각각 0.25%씩 추가로 금리를 인상, 물가 안정화 추세와 성장에 대한 우려 증가로 금리 인상 속도는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ING은행은 최근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높고, 원화 약세가 기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에서 4.6%로, 2023년은 2.5%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