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사신도'…34년간 색감 그대로 유지된 까닭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입구에 있는 ‘올림픽 세계평화의 문’(사진)은 서울 올림픽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한국의 전통 문을 추상화한 양쪽 지붕 아래에 고구려 고분 벽화의 사신도를 단청으로 그려 현대건축과 전통문화의 조화를 표현했다. 이 사신도에는 미술재료 전문회사 알파색채㈜가 세계 여섯 번째로 개발한 아크릴 물감 ‘알파 아크릭칼라’가 쓰였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색채를 유지한 비결이다.

196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전문가용 미술재료 제조회사 알파색채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이 회사는 1965년 유화 물감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데 이어 동양화 물감, 전문가용 포스터칼라, 전문가용 수채화 물감을 연이어 개발하며 세계 40개국으로 미술 재료를 수출했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미술협회의 유일한 전문가용 미술재료 추천 회사로서 국내 미술재료산업을 선도했다는 평가다.

1970년 선보인 알파 아크릭칼라는 물에 잘 지워지는 수채화와 건조가 느린 유화의 단점을 보완한 제3의 물감이다. 알파색채는 세계평화의 문 사신도 채색에 쓰인 알파 아크릭칼라를 제공했다. 당시 정부와 20년간 사신도의 변색이 없을 것이란 약속도 했다. 이 그림은 세계평화의 문 준공 34년째인 오늘까지 변색과 퇴색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뛰어난 미술재료 기술력과 품질을 국내외에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회사 창립 60주년 행사는 10일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는 미술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업주인 고 전영탁 회장의 장남 전창림 회장과 차남 전규림 대표 체제로 알파색채의 ‘제2창업’을 선언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