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년 전 유럽이 감동한 '코레아의 신부' 전곡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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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롯데콘서트홀

‘코레아의 신부’는 청·일전쟁을 배경으로 조선 왕자와 양갓집 규수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한경arte필하모닉은 이 작품의 음악을 오는 25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125년 전 당시 그대로 재현합니다. 그동안 음악 일부를 발췌해 연주한 공연은 있었지만, 전곡을 되살리는 연주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제 발레공연 대신 한글·독일어 발레 대본과 빈 궁정오페라극장 초연 당시 출연진 사진과 무대 스케치, 풍경 등으로 구성한 영상이 음악과 함께 흐릅니다.
하인리히 레겔의 극본에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제프 바이어가 음악을 입히고, 빈궁정발레단 수석무용수 요제프 하스라이터가 춤을 짠 이 작품은 1897년 5월 빈 궁정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돼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당시 유럽 공연계를 주도한 이 극장에서 해당 시즌 최고 작품으로 선정됐고, 발레극으로는 이례적으로 5년간 장기 공연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시기는 당대 최고 마에스트로인 구스타프 말러가 이 극장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며 전권을 휘두르던 때입니다. 까다롭게 레퍼토리를 선정하던 말러도 이 작품은 인정한 셈입니다.
‘코레아의 신부’는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1899년 독일 함부르크시립극장에서도 14차례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경arte필하모닉 초연 그대로 연주
김여진 빈심포니 부지휘자 내한…120분간 낭만주의 사운드 재현

당시 언론과 평단은 ‘코레아의 신부’ 성공 요인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유럽인들의 막연한 동경을 충족시키는 이국적인 소재, 화려한 무대장치와 의상, 뛰어난 안무와 음악을 꼽았습니다. 빈 일간지 아르바이터차이퉁은 초연 직후 리뷰에서 “이 작품의 성공은 작곡가 바이어 덕분”이라며 “낯선 화음과 리듬으로 토착적인 색깔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흥겨운 왈츠와 자극적인 폴카로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극찬했습니다.
일간지 다스파터란트도 “유려한 낭만주의 사운드를 바탕으로 빈 스타일과 한국 스타일 사이를 우아하게 오간다”고 평했습니다. 음악평론가 테오도어 헬름은 “인형요정극에 어울릴 법한 석탑의 춤과 흥겨운 선율의 왈츠 등 아름다운 무용 악상으로 관객들을 만족시켰다”고 했습니다. 초연 당시 독일 베를린의 슐레징어 출판사가 극 중 왈츠곡 두 편을 출판했을 만큼 대중성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1901년 38회를 끝으로 명맥이 끊겼고, 악보와 무용보도 모두 사라져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습니다. 문서로만 존재가 확인되다가 201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 음악출판사 창고에서 총악보(지휘자용 총보)가 발견되면서 다시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한경arte필하모닉은 총 4막 9장으로 구성된 총악보를 초연 당시 오케스트라 편성(73인조) 그대로 연주합니다. 호른 7대, 트럼펫 6대, 트롬본 4대를 동원해 빈 궁정오페라하우스에 울려 퍼졌던 후기 낭만주의 사운드를 재현합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김여진 빈심포니오케스트라 부지휘자가 내한해 지휘봉을 잡습니다. 총 연주 시간은 인터미션(15분)을 포함해 약 120분입니다.
약 120년 전 유럽에서 공연이 중단된 이후 최초로 완벽한 모습으로 되살아난 ‘코레아의 신부’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랍니다.
주최:한국경제신문, 한경arte TV 주관:한경arte 필하모닉
후원: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