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스리랑카 민심…경제난 책임 지고 결국 총리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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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대통령은 자리 유지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스리랑카에서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스리랑카는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힌다 총리는 이날 자신의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마힌다 총리는 2005년부터 10년간 대통령을 지냈다. 최근엔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는 야권의 압박을 받아왔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초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면서다.
외한 보유고가 바닥난 스리랑카에선 수개월 간 정전과 식량 및 의약품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위기에 따른 사회 혼란도 극심하다.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 지지자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면서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사용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스리랑카 정부는 콜롬보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도 내렸다. 지난 7일부터는 국가비상사태도 발동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스리랑카의 핵심 산업인 관광업이 타격을 입은 것도 경제난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형제가 돌아가면서 정권을 장악하고 내각 주요 직책은 사촌 등이 맡는 족벌 정치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