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이서 테라퓨틱스는 ‘에드시보(EDSIVO)’의 임상 3상(DiSCOVER)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특정임상계획평가(SPA) 협정을 체결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에드시보는 에이서의 혈관성 엘러스-단로스 증후군(vEDS) 치료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SPA는 임상시험계획(IND) 신청과 별도로 임상 시작 전 평가지표와 통계적 유의성 확보 등 수행계획에 대해 FDA와 사전 협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잘못된 임상 설계에 따른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FDA의 동의 아래 짜여진 설계(프로토콜)인 만큼 SPA는 신약허가의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신약허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에이서 측은 “SPA가 신약허가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FDA가 임상 프로토콜 중 특정 중요 요소의 적절성에 동의한다는 것은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에이서는 지난 1월 FDA로부터 에드시보의 3상을 승인받은 뒤 이번 SPA 협정까지 체결하며, 임상 진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올 2분기 안으로 임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아드리안 쿼텔 에이서 테라퓨틱스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이번 3상 시험에 대해 FD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2018년 FDA에 에드시보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으나 이듬해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FDA는 vEDS 환자에서 에드시보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DiSCOVER는 이에 따라 시행되는 임상이다.

DiSCOVER은 유전적으로 확인된 ‘COL3A1’ 양성 vEDS 환자에서 에드시보의 효능을 평가하는 무작위,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시험이다. 위약과 비교해 에드시보가 vEDS 관련 심장 또는 동맥 문제, 자궁 및 장 파열 등을 감소시키는지를 평가한다. 에이서는 미국에서 약 150명의 환자 등록을 목표하고 있다. 에이서는 이번 임상이 완료되는 데 약 3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 중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승인된 vEDS 치료제는 없다. 에드시보는 지난달 FDA로부터 COL3A1 양성 vEDS 환자의 치료를 위한 혁신의약품(BTD)으로 지정됐다. BTD로 선정되면 신약허가 신청 과정에서 FDA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에이서는 또 다른 주요 후보물질인 ‘ACER-001’의 신약 허가도 앞두고 있다. ACER-001은 희귀 대사질환인 요소회 질환 신약 후보물질이다.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했고, FDA는 처방약사용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내달 5일 안으로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에이서는 “ACER-001의 안전성과 효능이 FDA가 제시한 지침(가이드라인)의 범위 안에 들었다”며 “FDA의 긍정적인 답을 전제로 연내 유럽연합(EU)에도 신약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말 기준 에이서 지분 5.42% 보유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2015~2016년 2년에 걸쳐 총 400만달러(약 46억원)를 에이서에 투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