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31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4원 오른 달러당 1277.4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1276원에 거래를 시작하면서, 1277.9원까지 올라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2020년 3월23일(고가 기준 1282.5원) 이후 2년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에서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고,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으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인 3%를 넘었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4%대 하락률로 마감했다. 전날 중국이 발표한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3.9%로, 전월(14.7%)보다 10%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 원화가 동조하고 있는 중국 위안화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나스닥이 4%대 이상 하락을 기록했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긴 어렵다"며 "중국 수출입 둔화와 미국 긴축 가속도에 따른 글로벌 경기경색 우려도 단기간 해소될 수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환율은 1270원 구간 내 상단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