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고 살아도 남는 돈이 없어요"…싱글족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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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절약하려 밥 해먹는다는 말은 옛말

생활비 아끼려고 집에서 밥을 해 먹는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계란‧육류‧두부 등 가정 식자재 값이 폭등해 '밥만 먹고 살아도 남는 돈이 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 중인 직장인 박 모씨(33)는 “마트에선 여전히 2~4인 가정용 식자재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혼자 사는 사람 입장에선 생활비가 배로 느는 기분”이라며 “계란이나 두부 같이 자주 쓰는 식자재 가격이 너무 비싸졌는데, 안 살 수도 없어 다른 지출을 또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공식품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수입콩 두부인 ‘부침두부 290g’ 제품은 1350원에서 1450원으로, ‘찌개두부 290g’ 제품은 1250원에서 1350원으로 각각 7.4%, 8% 인상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계란 한 판 가격은 3월 6358원에서 지난달 7010원으로 10.25% 뛰었다. 육류는 돼지고기 도매가는 지난 3월 100g당 평균 4273원으로 전년 3월 4084원보다 4.6% 올랐다. 닭고기 1㎏당 도매가는 지난달 3533원으로 작년 같은 달 2642원 대비 34.4%나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등 외식 물가도 크게 올랐다. 배달 앱으로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으면 배달비를 합쳐 1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고시 공부를 하기위해 서울 관악구에서 혼자 사는 김모(23)씨는 “한 푼이 아까운 고시생 입장에서 돈을 들여 건강하게 먹는 것은 꿈도 못꾼다”며 “저렴한 밥집들 중 코로나19 기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먹을 게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그는 “친구들과 만날 때면 프렌차이즈 음식점 메뉴 중에 싸게 나오는 행사용 인스턴트 세트만 찾아다니는 게 낫겠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