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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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낭독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를 사실상 촉구하면서 비핵화 전환 시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취임사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시민 여러분.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한 국민을 비롯해 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등 참석 귀빈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를 빌려 지난 2년간 코로나 펜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고통을 감내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며 "그리고 헌신해주신 의료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위기,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의 재편, 기후 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또는 몇몇 나라만 참여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며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국내적으로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의 심화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의 결속력이 흔들리고 와해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며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돼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라고 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언급한 윤 대통령은 이어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규정하면서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자유는 보편적 가치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돼야 하는 것이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게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내에서 가장 해결이 시급한 문제로는 '양극화', '사회 갈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저는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는 것"이라며 "과학과 기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