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석 여당 국힘 vs 168석 야당 민주, 협치 시험대
인사청문·추경·검찰개혁·원 구성 협상 등 정국 뇌관 수두룩
6월 지방선거가 첫 시험대…결과 따라 尹정부 초기정국 방향 정해질 듯
[尹정부 출범] 뒤바뀐 여야…총선 때까지 여소야대 정국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하면서 정치권도 공식적인 '여소야대 정국'으로 재편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하려는 109석의 소수 여당 국민의힘과, 이를 견제하려는 168석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공수를 바꿔 협치의 시험대에 선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대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인사청문 정국 등을 거치며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인 만큼, 당장 닥쳐올 여야 관계는 협치보다는 대결 구도로 기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먼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내각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목잡기'를 그만둬야 한다며 한 후보자 인준은 물론이고 시한을 넘긴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총리 후보자 인준을 위한 본회의를 빨리 열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1호 법안, 1호 안건으로 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오늘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규정한 데 이어 이날 새벽 인사청문회를 마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불가'라는 입장을 밝히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尹정부 출범] 뒤바뀐 여야…총선 때까지 여소야대 정국
곧 국회로 제출될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둘러싸고도 여야 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코로나로 지친 민생을 달래기 위해서는 추경안의 빠른 처리가 필요하다며 협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추경안의 손실보상 대책 등이 윤 대통령의 공약을 충실히 반영했는지, 문재인 정부 예산을 무리하게 감액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공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소상공인의 완전한 피해보상, 금융지원 등을 새 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수완박 정국'의 여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법무장관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에 대한 약탈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윤석열 정부가 이를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민주당은 이를 '국회 모욕'으로 규정하며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등 검찰개혁 후속 작업을 진행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尹정부 출범] 뒤바뀐 여야…총선 때까지 여소야대 정국
이와 맞물려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문제도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후속 법안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서는 '최종 관문' 격인 법사위원장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후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했던 종전의 약속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대선 분풀이'로 규정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 극한 대결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정부 조직 개편 관련 이슈도 향후 여야의 대립을 불러올 변수로 꼽힌다.

여야 간 접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이 수두룩하다 보니, 자칫 2년 뒤 총선까지 협치보다는 대치 전선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尹정부 출범] 뒤바뀐 여야…총선 때까지 여소야대 정국
오는 6월 1일 예정된 지방선거가 향후 정국을 가늠할 첫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완승을 거둘 경우 집권 여당에 힘이 실리며 협치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인천 계양을 보궐에 출마한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을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경우, 윤석열 정부와의 대립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여소야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정계 개편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 경우 정국은 더욱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