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아졌어도…주가는 속수무책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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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개사 1분기 영업이익
28% 늘어 선방했지만
코스피 올들어 12.8% 하락
28% 늘어 선방했지만
코스피 올들어 12.8% 하락
‘주가는 실적의 함수’라는 격언이 무색해졌다. 국내 기업이 예상보다 선방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증시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를 내놓은 기업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32곳의 매출 총합은 417조4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0.77% 증가했다. 영업이익 총합은 48조514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50% 늘었다. 수백%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기업도 많았다. 녹십자(736.0%) 심텍(448.1%) 해성디에스(373.5%) 한국항공우주(366.7%) LIG넥스원(294.4%) 등이 대표적이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상장사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다. 공급망 병목현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해 기업 이익을 짓누를 수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은 예상보다 선방한 1분기 성적표를 보여줬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도 많았다. 132개 기업 중 59개(44.6%)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SK가스는 컨센서스를 168.8% 웃돌았고 녹십자와 LIG넥스원, 현대위아는 컨센서스보다 각각 127.8%, 112.7%, 63.3%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기업 실적은 그동안 증시의 하방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증시는 기업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심리적 지지선’인 2600선이 깨졌다. 전날보다 0.55% 하락한 2596.5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553.01까지 급락하면서 장중 연저점을 경신했다.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는 5.84%, 올 들어서는 12.8% 하락한 상태다.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Fed)에 대한 불신, 길어지는 전쟁과 중국 봉쇄 등 악재가 겹치며 속수무책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시선은 일찌감치 올 하반기와 내년 기업 실적으로 옮겨갔다. 지난 성적표와 관계없이 향후 경기에 따라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 뉴욕증시에서도 1분기 실적은 좋았지만 가이던스(기업 자체 실적 전망)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기업의 주가 낙폭이 크다”며 “시장은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를 내놓은 기업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32곳의 매출 총합은 417조4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0.77% 증가했다. 영업이익 총합은 48조514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50% 늘었다. 수백%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기업도 많았다. 녹십자(736.0%) 심텍(448.1%) 해성디에스(373.5%) 한국항공우주(366.7%) LIG넥스원(294.4%) 등이 대표적이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상장사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다. 공급망 병목현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해 기업 이익을 짓누를 수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은 예상보다 선방한 1분기 성적표를 보여줬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도 많았다. 132개 기업 중 59개(44.6%)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SK가스는 컨센서스를 168.8% 웃돌았고 녹십자와 LIG넥스원, 현대위아는 컨센서스보다 각각 127.8%, 112.7%, 63.3%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기업 실적은 그동안 증시의 하방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증시는 기업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심리적 지지선’인 2600선이 깨졌다. 전날보다 0.55% 하락한 2596.5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553.01까지 급락하면서 장중 연저점을 경신했다.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는 5.84%, 올 들어서는 12.8% 하락한 상태다.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Fed)에 대한 불신, 길어지는 전쟁과 중국 봉쇄 등 악재가 겹치며 속수무책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시선은 일찌감치 올 하반기와 내년 기업 실적으로 옮겨갔다. 지난 성적표와 관계없이 향후 경기에 따라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 뉴욕증시에서도 1분기 실적은 좋았지만 가이던스(기업 자체 실적 전망)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기업의 주가 낙폭이 크다”며 “시장은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