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7㎡ 33.3억 신고가 거래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강맨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는다. 조합원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희망하는 면적을 적어내는 단계다. 조합은 최근 접수에 필요한 전담 직원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8월께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위한 총회를 열 예정이다. 조합원 동 호수 추첨은 관리처분인가 후 진행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용 87㎡는 지난달 21일 신고가 3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지난해 3월 거래 가격은 25억원으로 1년여 만에 33.2%(7억3000만원) 올랐다. 현재 호가는 또 뛰었다. 10일 기준으로 전용 87㎡는 35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3주 새 1억7000여만원 오른 것이다.
조합원 분양 신청 전에 구입하려는 매수세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이촌동 T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87㎡의 경우 추가 분담금 없이 받을 수 있는 새 아파트 면적은 132~140㎡ 정도”라며 “매물은 희소한데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한강맨션을 필두로 용산구 아파트 시세도 오름세다. 지난 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용산구는 전주 대비 0.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평균 상승세(0.01%)보다 높다.
시세에는 현재 35층인 한강변 재건축 높이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서울시가 마련한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라 시범아파트 등 여의도 일대 재건축단지는 용적률을 높여 60층까지 허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올 1월 입찰 당시 ‘한강변 높이 제한 규제 완화’를 전제로 층수를 68층까지 올려 랜드마크 아파트를 짓는 청사진을 조합에 제시한 바 있다. 조합도 68층 재건축을 위한 사업시행변경인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다만 바람대로 인가받는다고 해도 기존에 최고 35층 기준으로 책정했던 공사비 615만원(3.3㎡당)은 인상이 불가피해 조합과 시공사 간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한 조합원은 “인접한 신용산초등학교의 일조권 문제, 기부채납 등을 감안할 때 68층까지는 어려울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최고 층수를 50층대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