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을 하루 앞둔 10일 낮 기온이 최고 37도까지 치솟는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전국 피서지엔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에서는 파도 풀에서 메가 웨이브 페스티벌이 열렸다. 입장객들은 물대포를 시원하게 맞으며 힙합 음악을 즐겼다. 에버랜드를 찾은 시민들은 공포 체험시설 호러 메이즈를 방문, 오싹한 공포로 무더위를 날렸다. 경기도 파주 마장호수의 명물 출렁다리를 찾은 관광객들은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가평군 청평호수 등 북한강 일대에서는 수상스키와 바나나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시원함을 전했다. 육지와 교량으로 연결된 인천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는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피서객들은 제트스키나 바나나보트 등 해양스포츠를 즐기며 폭염을 떨치고 있다. 서해안 유명 피서지인 대천과 무창포해수욕장도 피서객들로 가득했다. 전국 최대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오후 1시 기준 20만여명의 피서객들이 몰려 무더위를 식히고 나섰다. 부산 광안리와 송도, 송정해수욕장 등지에도 많은 피서객이 몰렸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칠포·월포해수욕장을 비롯해 경북 동해안 각 해수욕장과 계곡에도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아침부터 혼잡했다. 피서객들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애썼다. 또 피서객들은 모래찜질하거나 서핑 등 해양 레포츠로 여름을 즐겼다.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은 이날 높은 파도와 30도 이하의 선선한 날씨를 보이고 잇다. 강원도 92개 해수욕장마다 피서객들 발길이 이어졌다. 서퍼의 성지인 양양 죽도와 기사문 해변 등에는 많은 서퍼들이 몰려 높은 파도를 온몸으로 맞았다.수영대회를 보면서 더위를 이겨내려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주광역시에선 전 세계 84개국 6000여명이 참가한 마스터스 수영대회가 열려 도시가 선수들과 코치진, 수영 가족들로 북적였다. 아티스틱 수영 종목이 열린 염주종합체육관과 수구대회가 열린 남부대 수구경기장 등에는 휴일을 맞아 시민들이 경기를 관람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더위를 피해 산을 찾은 등반객들도 곳곳에 보였다. 속리산과 설악산, 월악산국립공원 등 전국 국립공원마다 많은 탐방객이 찾아 녹음을 즐겼다. 피서 절정기를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축제도 진행됐다. 경주엑스포공원에서 열린 '경주엑스포 여름 풀(Pool) 축제'엔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몰렸고, 용인 한국민속촌은 여름 축제인 '그해, 시골 여름'이 한창이다. 관광객들은 수박 서리 체험을 하고, 차가운 안개를 맞으며 더위를 잊었다.제1회 섬의 날을 기념해 목포 삼학도 일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썸 페스티벌도 이틀째 축제가 진행됐다. 대형 물놀이장과 K-POP 콘서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에도 인파가 몰렸다.제주시 도두 오래물광장과 도두항 일원에서는 용천수를 활용한 '제18회 제주 도두오래물축제'가 열려 더위로 지친 시민과 관광객을 달랬다. 축제 방문객들은 요트와 카약 체험, 마을벽화길 걷기, 전국노래자랑, 각종 공연 등을 즐기며 추억을 쌓았다.강원 횡성 둔내면에서는 고랭지토마토축제가 열리면서, 토마토 풀장에서 금반지 등 대박 경품이 든 토마토를 찾으려는 관광객들로 성황을 이뤘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강원 속초해수욕장은 올해 여름 성수기 운영시간을 오후 9시까지 늘리기로 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 이용객이 30% 넘게 줄어든 데 따른 조치다.정순희 속초시청 관광과장은 “피서철이 절정에 이르는 오는 7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보름 동안 야간운영을 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안전요원 운영, 시설물 설치 등 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조기·야간개장 나서는 해수욕장5월 때 이른 폭염에 7~8월 여름 성수기 피서객 유치를 위한 전국 주요 해수욕장과 관광지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해 7~8월 내내 이어진 폭염으로 이용객이 줄어 적잖은 타격을 입은 곳은 물론 특수를 누린 곳들도 앞다퉈 폭염 대비에 나서고 있다.지난해 이용객이 50만 명가량 증가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야간개장 기간을 17일로 늘렸다. 7월 26일~8월 11일 밤 9시까지 운영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은 지난해 폭염이 길어지자 당초 보름이던 야간개장 기간을 이틀 연장했다.문준태 해운대구청 주무관은 “야간 이용객이 늘면서 달빛바다 소극장, 밤바다 보물찾기 등 다양한 야간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은 개장 시기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6월 1일부터 손님을 맞는다. 7월 27일~8월 10일 보름 동안은 밤 10시까지 운영한다.관광지·해외여행도 탈(脫)폭염이 대세지난해 폭염으로 특수를 누린 관광지들도 ‘탈폭염 여행지’ 이미지를 강조한 대대적인 홍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폭염과 열대야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7월과 8월 역대 최다인 50만 명이 찾은 광명동굴은 동굴탐험, 롤러코스터, 클라이밍, 광산 등 4종의 가상현실(VR)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8월 초 동굴 야외에서 공연과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쿨서머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강원 태백은 해발 700m 고지대에 있어 한여름 평균 기온이 3~4도 낮은 지리적 이점을 강조한 홍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7월 20일부터 보름 동안 열리는 한강·낙동강 발원지 축제는 공연과 야시장, 먹거리 장터 등 야간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해외여행도 탈폭염이 여행지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등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7~8월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는 호주, 뉴질랜드 외에 러시아, 몽골 등 탈폭염 여행상품 기획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조일상 하나투어 팀장은 “해발 1500m 고지대에 있어 연평균 기온이 15도인 베트남 남부 달랏은 지난해 폭염을 피해 서늘한 날씨 속에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탈폭염 여행지로 알려지면서 6월부터 전세기 직항편이 운항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SK텔레콤은 올해부터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부산 해운대·송정 해수욕장 피서객 수를 집계한다고 2일 밝혔다. 집계된 피서객 수는 부산시 해운대구에 공급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달 28~30일 해운대·송정 해수욕장 피서객은 67만1030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위해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기지국내 스마트폰 위치를 기반으로, 피서객들의 숫자를 집계하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적용했다. 그동안 국내 해수욕장 방문객은 단위 면적당 인원으로 전체 수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집계됐다. 이는 특정 시간대 방문객 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오류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SK텔레콤은 해수욕장을 격자형으로 나눠 각 공간에 미치는 이동통신 기지국 신호세기를 측정했다. 해당 지역의 전파 범위를 잘게 나눠 해수욕장 경계 안에 있는 핸드폰 숫자를 측정한 것이다. 통신사별 시장점유율과 전원 꺼짐 비율, 휴대폰 미소지자 비율 등도 적용해 계산했다.조사 기간 해운대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가장 많았던 시간은 저녁 7~8시였다. 특히 20~40대는 낮보다 밤에 방문하는 사람이 많았다. 낮에 해수욕을 즐기기보다는 해가 진 이후 바닷가에서 더위를 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 방문객 수도 시기에 따라 차이가 났다. 성수기에는 40~59세가 가장 많았고, 7월 비성수기에는 20~39세의 비중이 가장 컸다. 성수기에는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주를 이뤘다는 분석이다.부산시와 SK텔레콤은 해수욕장 방문객 집계를 바탕으로 각종 축제 관련 분석과 CCTV, 치안·응급구조인력 배치, 재난 대응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