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총리와 건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총리와 건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과 문재인 정부의…죄송합니다. 제가 문재인 정부 총리다 보니 입에 익어서."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는 경축 연회가 10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가운데 김부겸 총리가 건배사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실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총리는 "문재인 정부가 한민족의 역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가, "죄송합니다. 제가 문재인 정부의 총리다보니까…"라며 ‘윤석열 정부’로 정정하기도 했다. 이에 장내에는 폭소가 터졌다. 김 총리는 이어 "문재인이 입에 익어서 그러니 용서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사과한 후 "대한민국과 윤석열 정부의 힘찬 출발과 성공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고 다시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 내빈들은 이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날 연회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이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함께했다. 외빈을 대표해서는 카를로스 빅토르 붕구 주한외교단장 겸 주한 가봉대사가 자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오늘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기쁜 날이지만, 저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정치적 승리의 날도 아니고, 제가 몸담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승리의 날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우리가 평화적으로 다시 한번 정권 교체를 이룩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평화적 정권 교체가 거듭될수록 우리 민주주의는 내실을 더해가고,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국내적 위기와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축적되게 돼 있다"며 "그래서 오늘은 국민 모두와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자축했다.

한편 야당이 된 민주당이 상당수 윤석열 정부 내각 후보자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관직 대부분을 임명하지 못한 채 결국 '반쪽 내각'으로 출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