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순위는 소비자가 갖고 싶은 건물"
“일반 소비자가 소유하고 싶은 건물인지가 중요하죠.”

건물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사진)는 11일 건물의 상장 기준에 대해 “임차인이 어떤 업종을 영위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20대 여성이 좋아할 만한 임차인을 둔 건물, 30대 남성이 선호하는 건물 등 특색 있는 건물을 소비자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허 대표의 구상이다. 루센트블록이 건물을 고를 땐 기존 담보와 임차인의 현금흐름, 주위 시세, 가치 상승 가능 여부, 감정평가 등을 검토한다. 허 대표는 “대출이 있거나 월세가 밀린 임차인을 둔 건물은 상장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됐다. 건물 조각투자 서비스로는 2019년 카사코리아에 이어 두 번째다.

건물 조각투자는 건물 임대 수익과 처분 수익을 신탁사가 증권화한 디지털수익증권을 1인당 5000원부터 최고 2000만원까지 거래하는 구조다. 허 대표는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으로 일하다 사내벤처 형식으로 ETRI홀딩스와 서울대 기술지주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창업했다.

루센트블록은 다음달 9일 첫 빌딩 상장을 앞두고 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근처 다운타우너 빌딩이다. 허 대표는 “소비자들이 줄 서서 먹을 정도로 브랜드 로열티가 있는 매장”이라며 “이 건물을 소유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굿즈 등의 건물주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루센트블록은 올해 6개 건물을 상장할 계획이다. 5개 건물은 이미 기존 건물주와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고 협의를 완료했다. 허 대표는 “월 배당 형식으로 연 2.5~4%의 수익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 3월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