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지난 1~10일 무역수지가 37억2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달 들어 하루 3억7000만달러꼴로 무역적자가 쌓이고 있는 것이다. 수출액이 30% 가까이 늘었지만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 비용이 급증하며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됐다.

관세청은 이 기간 수출액은 160억5200만달러, 수입액은 197억7600만달러로 잠정집계(통관기준)됐다고 밝혔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7%, 34.7% 늘었다. 무역수지 적자는 전년 동기(22억1100만달러)보다 68.4% 증가했다. 올 들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98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 79억24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무역수지는 2020년 5월부터 흑자를 이어오다 20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2월에 잠시 흑자 전환했다가 3월부터 다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는 에너지 및 원료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이다. 석유(53.7%)와 가스(52.7%), 석탄(220.0%) 등 주요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었다. 원료 가격이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해 만든 석유제품(46.8%), 반도체(26.3%), 기계류(16.2%) 수입액도 증가했다.

원료 수입 가격 상승에 따라 정유·화학 등 국내 석유제품 수출액도 256.3% 늘면서 전체적으로 30% 가까운 수출 성장을 이뤘다. 반도체(10.8%), 철강제품(27.1%), 컴퓨터 주변기기(68.1%) 등의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반면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27.2%), 승용차(-20.6%), 선박(-3.6%) 등은 수출이 감소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