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정치 위해 창업기업 이용하지 않아"…울먹이기도
'내부정보 이용 투자' 지적에 "그런 의혹 있을 거 같다" 고개 숙이기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1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이해충돌 의혹이 집중적인 검증 대상이 됐다.

이 후보자가 창업해 주식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이 후보자가 자문위원으로 있던 국책연구소의 연구용역을 수주하는 과정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테르텐이라는 사이버 보안업체를 창업해 지금도 50.3%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후보자가 참여한 각종 정부 위원회에 테르텐 납품용역 계약이 많은 것을 알고 있나"라고 말했다.

테르텐은 이 후보자가 2000년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창업한 벤처기업으로, 이 후보자는 2020년 총선에 당선돼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이 회사의 대표를 맡았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자문위원으로 있던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2020년에 테르텐과 연구용역 계약을 맺은 과정 등에 의혹을 지속해서 제기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김 의원의 질의에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자문위원은 2010년에 했고 물건을 판 것은 2020년인데 이해충돌인가"라며 "자문위원을 한 기간과 제품 수주 기간이 10년 정도 차이 나는 부분을 헤아려 달라"고 밝혔다.

같은 당 신정훈 의원은 "이 후보자는 자신이 세운 벤처캐피탈인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 주식 4만 2천주를 보유하고 국회 정무위에 배정됐다가 주식백지신탁위원회로부터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소관 상임위를 (행정안전위원회로) 바꾼 이유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21대 국회 비례대표로 선정돼 회사를 정리하는 시간이 촉박했다"며 "직원의 고용안정성 문제 등으로 당분간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장관 지명을 받았을 때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함을 인지했다"며 "공직자윤리법에 의거한 (주식) 매각 내지 백지신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가 이스라엘의 의료장비기업인 나녹스에 투자한 건에 의혹을 제기했다.

투자에 앞서 나녹스를 보유한 한 펀드사에 1억원의 비용을 받고 컨설팅을 해줬는데, 2020년 8월 21일 나녹스가 미국 증시에 상장되기 직전에 주식을 사들인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자라는 의혹이 있지 않겠느냐는 강 의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는 "그런 의혹이 있을 것 같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자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주주로서 감정적으로 굉장히 큰 실망감이 들고 있다"고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이 같은 추궁에 이 후보자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무능했거나 부족했을 수 있으나 제가 창업한 기업을 정치를 위해 이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혁신창업 벤처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이 후보자의 의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정우택 의원은 "신규벤처 투자 비중의 75%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소외 현상이 벌어지는데 이를 어떻게 하겠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인큐베이팅부터 자금까지 일원화해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라며 "(지방벤처 투자에) 굉장히 강한 의지가 있다"고 대답했다.

초기 창업투자 확대와 관련한 대기업의 투자 확대 방안을 묻는 같은 당 최재형 의원의 질의에는 "모태펀드가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쪽으로 선회해야 하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문을 많이 열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