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원숭이가 새끼를 안고 있는 모습. /사진=나딘 루퍼트 트위터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원숭이가 새끼를 안고 있는 모습. /사진=나딘 루퍼트 트위터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에서 두 종류의 다른 원숭이가 자연 교배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미스터리 원숭이'가 발견됐다.

11일 국제영장류동물학 저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과학대(USM)의 영장류학자 나딘 루퍼트 연구팀은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의 미스터리 원숭이'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보르네오섬 키나바탕안강 인근에서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생김새의 '미스터리 원숭이'가 목격됐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원숭이는 홀로, 또는 다른 원숭이들과 함께 촬영됐고, 2020년 9월7일 촬영된 사진에는 새끼 원숭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루퍼트 박사는 "이 원숭이는 새끼를 돌보는 것처럼 보였고, 우리는 모두 경외감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꽤 초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스터리 원숭이'의 털 색깔과 팔다리 비율 등 생김새를 분석한 결과 은색랑구르 원숭이(왼쪽)와 코주부 원숭이(오른쪽)의 교배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지었다. /사진=연합뉴스
연구팀은 '미스터리 원숭이'의 털 색깔과 팔다리 비율 등 생김새를 분석한 결과 은색랑구르 원숭이(왼쪽)와 코주부 원숭이(오른쪽)의 교배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지었다. /사진=연합뉴스
연구팀은 '미스터리 원숭이'의 털 색깔과 팔다리 비율 등 생김새를 분석한 결과 은색랑구르원숭이(Trachypithecus cristatus)와 코주부원숭이(Nasalis larvatus)의 교배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두 종의 원숭이는 생김새는 전혀 다르지만 같은 서식지를 공유한다. 코주부원숭이는 얼굴이 분홍빛이고 코가 길고, 은색랑구르원숭이는 얼굴이 검고 코가 짧고 평평하다.

연구팀은 지나바탕안강 인근 숲 개간으로 원숭이 서식지가 줄면서 은색랑구르원숭이와 코주부원숭이 집단이 섞여 있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두 집단이 하나로 합쳐질 경우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은색랑구르원숭이 수컷들이 짝짓기 경쟁에서 코주부원숭이 수컷에게 밀려 해당 지역에서 멸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컷 코주부 원숭이는 약 80cm까지 자랄 수 있고 몸무게는 20~24kg이지만 수컷 은색랑구르 원숭이는 몸길이가 약 56cm에 평균 몸무게는 6.6kg에 불과하다.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원숭이. /사진=연합뉴스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원숭이. /사진=연합뉴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