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나노 EUV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14나노 EUV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차세대 메모리 표준인 DDR5 양산이 본격화하면서 티엘비, 비코전자 등 중소형 부품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DDR5 도입으로 부품 단가가 오르고 판매량이 늘어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 금융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최근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공개했다. 지난해 말 DDR5를 지원하는 PC용 프로세서 ‘엘더레이크’를 출시한지 6개월 만이다. 인텔과 더불어 AMD도 올해부터 DDR5를 지원하는 CPU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DDR5 채택이 본격화하면서 정보기술(IT) 부품 산업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DR5에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온도 센서, 레지스터클럭드라이버(RCD) 등 시스템 반도체가 대거 탑재된다. 부품 사용량이 늘고 공급단가도 오른다는 의미다. DDR5가 향후 4년간 부품업체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DDR5 구조도 / 사진=신한금융투자
DDR5 구조도 / 사진=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는 DDR5 수혜주로 티엘비, 심텍, 아비코전자를 꼽았다. 티엘비는 메모리 모듈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다. 현재 PC용 DDR5 기판을 공급하는 가운데 오는 3분기부터 서버용 양산을 시작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반도체 기판업체 가운데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티엘비(55%)의 수혜가 클 것”이라며 “서버용 D램 기판 주력 공급사이기 때문에 3분기 서버용 DDR5 양산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PCB 대장주인 심텍은 D램 관련 매출이 약 4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아비코전자는 DDR4에 탑재되지 않았던 메탈파워인덕터가 DDR5에 채택되면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세 업체는 올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티엘비(28.2%·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회율), 심텍(16.2%), 아비코전자(29.7%)는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봐도 티엘비(110.0%·전년 대비 증가율), 심텍(97.0%), 아비코전자(366.5%) 모두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다. 심텍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1배다. 1개월 전(7.6배)과 6개월 전(9.9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티엘비(7.7배)와 아비코전자(9.9배)도 12개월 선행 PER이 10배에 못 미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