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도 밑돌았다. SK바이오팜은 당분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2022년 1분기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41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대비 70.61% 감소한 수치다. 순손실은 352억원, 영업손실 371억원으로 각각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1분기에는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승인에 따라 1억1000만달러의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가 유입됐다. 때문에 올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부진이 예견됐다. 그러나 실제 성적표는 컨센서스인 매출 492억원과 영업손실 268억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영업일수 부족 등으로 의약품 매출에 있어 비수기였고, 유럽 반제품 매출도 적게 인식됐다”며 “중국과 일본 임상 속도가 느려지면서 마일스톤도 적게 인식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올 1분기 미국에서 317억원의 매출을 냈다. 작년 1분기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2분기에도 엑스코프리의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내 거리두기 완화 정책에 따라 대면 영업활동이 정상화되면서다. SK바이오팜도 대면 영업과 마케팅의 활성화하고, 광고를 ‘커넥티드TV’에서 케이블 방송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대면 영업의 효과는 2~3분기 엑스코프리의 처방건수(TRx)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판관비 및 연구개발비 증가…영업적자 지속“

다만 2분기에도 영업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SK바이오팜이 2분기에 매출 516억원과 영업손실 350억원으로 낼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 및 연구개발 활동 증가로 판매관리비와 연구개발비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분기별로 50억~60억원 내외 증가할 것”이라며 “나머지 원료의약품(API)과 완제의약품(DP) 매출도 소폭 성장하겠지만, 판매관리비는 1분기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판관비와 연구개발 비용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연간으로도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연간 판관비는 지난해 약 3000억원에서 올해 3200억원으로 약 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흑자전환의 시기는 내년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 관건으로는 미국 영업조직의 효율화 등이 꼽힌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남미 등에 대한 세노바메이트 추가 기술이전, 후기 단계 후보물질 도입과 상업화 단계 의약품의 판권 계약에 주목해야 한다”며 “SK바이오팜이 구축한 미국 영업조직 효율화가 이뤄진다면, 현재 추정하는 2023년 하반기보다 빠른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