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KT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2년 만에 최대치를 냈다. 기존 주력인 통신사업이 성장세를 떠받치고, 인공지능(AI)·인터넷데이터센터(IDC)·클라우드 등 디지털플랫폼(디지코) 사업이 크게 확장하며 실적을 ‘쌍끌이’했다. KT는 2020년 3월 구현모 대표 취임 이래 디지코 사업을 키우고 있다.

12일 KT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이 6조2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늘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626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성장률이 41.1%에 달한다. 자회사 등을 제외한 KT 별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늘어난 4조6084억원이다. 별도 영업이익은 429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5% 늘었다.
구현모 '디지코 전략' 통했다…KT, 분기영업익 12년만 '최대'

통신 성장세 견조…5G 가입자 695만명 돌파

통신 부문과 디지코 부문 모두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기업간거래(B2B) 각 분야 매출이 고루 올랐다. B2C 유·무선 통신사업 매출은 2조3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올랐다. 5G를 필두로 한 무선 매출(1조5376억원)이 1.9% 늘었다. 무선 매출에서 상호접속비를 제외한 무선서비스 매출은 2.4% 올랐다.

이는 올 1분기 5G 가입자가 전체 단말 가입자 중 50%인 695만명을 넘기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오른 영향이다. 올 1분기 기준 ARPU는 3만2308원이다.

KT는 “프리미엄 가입자가 늘면서 B2C 통신 사업이 양적·질적 성장을 보였다”며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등 구독형 연계 서비스를 확대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올 1분기 5G 품질 유지 등을 위해 설비투자(CAPEX) 3464억원을 집행했다.

가정용 유선전화 매출은 2248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6.8% 줄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59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올랐다.

통신 부문 B2B 사업은 7.1% 성장했다. 매출 5197억원을 냈다. 스마트오피스 솔루션이나 AI 서비스를 결합한 기업인터넷전화 등 기업들의 디지털전환(DX)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기업전화·기업 지능망을 비롯한 기업통화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올랐다.

'양적 한계' 없는 디지코…AI 신사업 40% 성장

디지코 사업 부문에선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인공지능(AI) 신사업 매출 확장세가 두드러졌다. 클라우드·IDC 부문은 매출이 1244억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14.7% 성장했다. 가상화 AI 연산장치 비스를 본격화하면서 ‘구독형 AI’를 이용하는 기업을 다수 확보한 결과다. IDC 설계·구축·운영을 도맡는 DBO 사업도 순항했다.
KT의 인터넷데이터센터.
KT의 인터넷데이터센터.
AI 신사업부문 매출은 1074억원을 냈다. 지난 1년간 성장 폭이 40.7%에 달한다. AI컨택센터·AI로봇 등 분야에서 대형 사업 수주가 이어진 영향이다. KT는 작년 자사 고객센터에 자체 개발 AICC를 도입해 연간 운영비용 8%를 절감했다. 금융권 등 다른 기업에도 이 같은 모델을 맞춤형으로 도입하고 있다.

B2C 미디어·모바일플랫폼 사업 매출은 54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 올랐다. 미디어 사업과 인증·결제 등 모바일플랫폼 사업이 커진 영향이다. 작년에 콘텐츠플랫폼 시즌을 별도기업으로 떼어내면서 생긴 인한 산술적 매출 감소분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8.5%에 달한다.

디지코는 기존 유무선 통신 시장과는 달리 인구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양적 성장에 한계가 없는 게 특징이다. 올 1분기 KT의 별도기준 매출 중 41%가 디지코·B2B에서 나왔다. KT는 이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끌어올려 장기 성장 먹거리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콘텐츠 그룹사 35.5% 성장

그룹사 성장세도 컸다. 콘텐츠 부문 그룹사 매출은 207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에 비해 35.5% 늘었다. 커머스 디지털 광고사업이 커진 영향이다. 밀리의 서재, 미디어지니 등 유망 콘텐츠 기업을 인수합병(M&A)한 것도 매출을 올렸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말 기준 가입자가 750만명으로 작년 말보다 가입자 33만명을 더 확보했다. 수신·여신 잔액도 모두 성장했다. KT는 케이뱅크와 밀리의서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BC카드는 매출 902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소비가 회복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5% 성장했다. BC카드는 지난 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기관 316개사와 연동해 초개인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자회사를 아울러 통신과 금융데이터를 융합한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KT는 국내 산업 디지털전환(DX)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며 “디지코 사업을 더욱 키워 KT가 ‘코리아 테크놀로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KT 주식은 전일대비 3.95% 오른 3만6850원에 거래됐다. 같은날 코스피지수가 전날에 비해 1.63% 떨어진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KT 주가는 올초에 비해 21.42% 올랐다.
구현모 '디지코 전략' 통했다…KT, 분기영업익 12년만 '최대'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