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BGF리테일, 신세계 등 전통 유통주가 악재에 파묻힌 하락장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서다. 쿠팡, 아마존 등 e커머스 전문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편의점·마트株, 악재 몰린 하락장서 '역주행'

○BGF리테일 상승률 1위

12일 BGF리테일 주가는 1.56% 오른 19만5000원에 마감했다. 롯데쇼핑도 0.83% 오른 9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68% 하락하며 2550선까지 밀렸지만, 신세계는 보합(0.00%)으로 마감했다. 올초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더 두드러진다. BGF리테일은 올 들어 주가가 36.59% 올랐다. 롯데쇼핑도 12.73% 상승했다.

상승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BGF리테일을 3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롯데쇼핑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억원, 55억원어치 사들였다. 신세계도 각각 50억원, 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의 상승세는 e커머스주의 하락세와 대조를 이룬다. 온라인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이마트는 이날 2.78% 하락했다. SSG닷컴, G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에서 발생한 적자로 1분기 영업이익(33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72% 쪼그라든 탓이다. 미국에 상장된 쿠팡도 올해 66%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관련주로도 주목

전통 유통주가 상승세를 타는 것은 오프라인 방문객이 다시 늘면서 호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은 1분기 영업이익이 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롯데쇼핑도 1분기 영업이익(687억원)이 11.2% 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BGF리테일은 학교 및 학원가에서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육부의 일상회복 추진 방안에 따라 5월 1일부터 학생들의 등교가 정상화되고 있고, 대학교는 작년 4분기부터 대면 수업을 늘리고 있어 전통 유통주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1등 백화점 체인’으로서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명품과 화장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1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해외 여행 정상화로 면세점 사업까지 회복될 경우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통 유통주가 인플레이션 시대에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최저가로 고객을 유인해야 하는 e커머스와 달리 가격 전가력이 높아서다. 마트와 편의점 등 전통 유통주는 필수소비재가 많아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에서 자유롭다. 고객이 직접 방문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운송비 상승에 따른 충격도 덜 받는다.

증권업계는 전통 유통주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올해 영업이익이 2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7%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영업이익이 4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영업이익은 6085억원으로 3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