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지난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늘어난 222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메리츠화재와 더불어 국내 손해보험사 ‘빅4’로 꼽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도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올 들어 시장금리가 뛰어 지급여력(RBC) 비율 등 자본건전성 지표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손보사가 12일 공시한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409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작년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특별배당 1400억원을 받았다. 삼성전자 주식 1.4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1분기 순이익이 28.5%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현대해상도 전년 동기보다 19.6% 증가한 1512억원, DB손보는 47.2% 늘어난 2800억원의 이익을 냈다.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증가율은 70.4%로 ‘빅4’ 중 가장 높았다. 회사 관계자는 “2018년 이후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어린이보험과 치아보험 등 장기인보험 수익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비용 절감 노력도 본격 나타난 덕분”이라고 했다.

손보 빅4의 호실적은 자동차보험 등 주력 상품의 손해율이 떨어진 게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74.5%를 기록했고, 현대해상은 80.6%에서 79.1%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자동차 운행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2~83%보다 낮으면 보험사는 수익을 낸다.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도 개선됐다. 삼성화재는 작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감소한 99.5%를, 현대해상도 1.5%포인트 떨어진 95.0%를 기록했다.

반면 1분기 말 기준 RBC 비율은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RBC 비율은 전 분기 말 대비 34.1%포인트 감소한 271.3%였다. 현대해상은 190.7%(-12.7%포인트), DB손보 188.7%(-14.4%포인트), 메리츠화재는 178.9%(-28.6%포인트)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