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논란의 영상 캡처
사진 = 논란의 영상 캡처
경북 포항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마른 오징어를 맨발로 밟아 펴는 영상이 공개돼 식품 위생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영상은 지난 3월 10일께 생산 업체가 아닌 한 외국인 선원이 숙소에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해당 영상 속 장소는 건조 오징어를 생산하는 업체가 아닌 외국인 선원들이 머무는 숙소로 파악됐다. 외국인 선원들은 어선에서 일하면서 평소 선주에게 받은 건조 오징어를 숙소로 가져와 손질하곤 한다는 것.

포항시 조사결과, 외국인 선원들은 숙소로 가져온 오징어를 가족이 사는 집으로 보내거나 일부 시장에 내다판 것으로 알려졌다. 위생모와 장갑 등 기본적인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비위생 방식으로 손질된 오징어가 대량 유통되지는 않았지만, 선원들이 직접 판매한 일부 물량이 시중에 풀리기는 했다는 것.

포항 지역에는 건조 오징어를 생산하는 업체가 모두 37곳으로, 오징어 건조와 손질 작업은 모두 숙소가 아닌 위생 시설을 갖춘 장소에서 작업하고 있다. 특히 오징어를 펴는 작업은 소형 프레스 기계를 사용한다. 포항시는 영상 속 외국인 선원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며, 시중에 얼마나 오징어를 판매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서 11일 베트남 국적 한 남성 A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지난날을 추억하며’라는 글과 함께 1분 가량의 마른 오징어 가공작업으로 보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남성 4명이 마른 오징어 옆에 둘러앉아 맨발로 오징어를 꾹꾹 밟아 누르거나 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씨가 영상을 촬영한 장소는 포항 남구 구룡포에 있는 한 외국인 선원 숙소로 밝혀졌다. A씨는 한국에서 1년 이상 체류하며 외국인 근로자로 일해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SNS 계정에는 지난해 1월부터 포항 시내 건설현장과 수산시장에서 근무하며 찍은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외국인 선원의 개인적인 영상으로 오해가 발생했다. 이번 일로 건조 오징어 생산업체 전체가 비위생적인 시설로 매도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외국인 선원들의 지도 점검과 함께 국민들께 안전하고 위생적인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업체에 대한 위생 지도점검을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