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IT' 선두주자 로슈, 비소세포폐암 3상 실패…국내 개발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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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목표인 무진행생존기간 개선 못 해
로슈 “전체생존 데이터 연구 지속”
길리어드·BMS 등도 개발
국내선 한올바이오·유한양행·큐로셀 연구
로슈 “전체생존 데이터 연구 지속”
길리어드·BMS 등도 개발
국내선 한올바이오·유한양행·큐로셀 연구
로슈가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 후보인 ‘TIGIT’ 항체의 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소세포폐암에 이어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투여에서 1차 목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개선하지 못했다.
로슈 및 TIGIT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전해졌다. TIGIT는 ‘PD-(L)1’과 ‘CTLA-4’를 이을 차세대 면역관문으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실망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로슈는 PD-L1 고발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를 위한 TIGIT 항체 ‘티라골루맙’과 PD-L1 면역관문억제제 ‘티센트릭’의 병용 임상 3상(SKYSCRAPER-01)의 첫 번째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SKYSCRAPER-01은 PD-L1 발현율이 높은 국소 진행성,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1차 치료에 대해 티라골루맙과 티센트릭 병용과 티센트릭 단독 요법을 평가했다. 1차 평가지표는 전체 생존(OS)과 PFS로 설정했다.
중간분석 결과 티라골루맙 병용은 티센트릭 단독보다 PFS를 개선하지 못했다. 로슈 측은 “PFS 개선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다른 목표인 OS 데이터는 아직 미성숙했다”면서 “연구는 다음 계획된 중간분석까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로슈는 두 개의 1차 평가지표에서 수치적 개선이 관찰됐다고 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티라골루맙 병용은 내약성이 우수했고, 티라골루맙을 첨가했을 때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사는 이 결과에 대한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학회에서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슈의 최고의료책임자이자 글로벌 제품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는 “이번 SKYSCRAPER-01 결과는 우리의 기대와 다르지만, 이 연구가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한 전체 생존 데이터를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TIGIT은 암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티라골루맙 프로그램의 추가 결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슈는 비소세포폐암에 앞서 소세포폐암에서의 티센트릭 및 티라골루맙 병용요법 임상에 실패했다. 로슈는 지난 3월 확장기 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대한 3상(SKYSCRAPER-02) 연구 결과, 티라골루맙과 티센트릭 및 항암화학요법 병용이 티센트릭과 화학요법 병용 대비 1차 평가지표인 PFS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중간 분석에서 또다른 1차 평가지표인 OS 역시 충족시키지 못했고, 최종 분석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로슈는 티라골루맙의 비소세포폐암 2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TIGIT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면역항암제에서 PD-1이 점차 1차 치료제나 표준치료제로 앞서가면서, 차세대 항암제 개발사들이 PD-1을 이겨야하는 부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PD-(L)1과 유사하게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관문으로 새롭게 발견되면서,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의 표적으로 부각됐다. TIGIT을 표적하는 항체의 개발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로슈는 TIGIT 억제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폐암 식도암 등 5개 암종에 대한 티라골루맙의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 1월 중국 베이진으로부터 TIGIT 항체 ‘오시퍼리맙’을 도입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BMS도 TIGIT 후보물질을 갖고 있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12월 아커스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 계약을 맺고 ‘AB308’을 확보했다.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BMS가 아제너스로부터 전임상 중인 TIGIT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15억6000만달러(약 1조 7670억원)에 도입했다.
국내에선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 큐로셀 등이 TIGIT 억제제의 초기 단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YH29143’은 현재 전임상 단계다. 큐로셀은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하는 독자 기술을 적용해 ‘CRC01’의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불응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HL187’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동물실험 데이터를 확인하고, 관련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1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로슈 및 TIGIT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전해졌다. TIGIT는 ‘PD-(L)1’과 ‘CTLA-4’를 이을 차세대 면역관문으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실망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로슈는 PD-L1 고발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를 위한 TIGIT 항체 ‘티라골루맙’과 PD-L1 면역관문억제제 ‘티센트릭’의 병용 임상 3상(SKYSCRAPER-01)의 첫 번째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SKYSCRAPER-01은 PD-L1 발현율이 높은 국소 진행성,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1차 치료에 대해 티라골루맙과 티센트릭 병용과 티센트릭 단독 요법을 평가했다. 1차 평가지표는 전체 생존(OS)과 PFS로 설정했다.
중간분석 결과 티라골루맙 병용은 티센트릭 단독보다 PFS를 개선하지 못했다. 로슈 측은 “PFS 개선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다른 목표인 OS 데이터는 아직 미성숙했다”면서 “연구는 다음 계획된 중간분석까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로슈는 두 개의 1차 평가지표에서 수치적 개선이 관찰됐다고 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티라골루맙 병용은 내약성이 우수했고, 티라골루맙을 첨가했을 때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사는 이 결과에 대한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학회에서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슈의 최고의료책임자이자 글로벌 제품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는 “이번 SKYSCRAPER-01 결과는 우리의 기대와 다르지만, 이 연구가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한 전체 생존 데이터를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TIGIT은 암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티라골루맙 프로그램의 추가 결과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슈는 비소세포폐암에 앞서 소세포폐암에서의 티센트릭 및 티라골루맙 병용요법 임상에 실패했다. 로슈는 지난 3월 확장기 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대한 3상(SKYSCRAPER-02) 연구 결과, 티라골루맙과 티센트릭 및 항암화학요법 병용이 티센트릭과 화학요법 병용 대비 1차 평가지표인 PFS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중간 분석에서 또다른 1차 평가지표인 OS 역시 충족시키지 못했고, 최종 분석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로슈는 티라골루맙의 비소세포폐암 2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TIGIT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면역항암제에서 PD-1이 점차 1차 치료제나 표준치료제로 앞서가면서, 차세대 항암제 개발사들이 PD-1을 이겨야하는 부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TIGIT, 국내외서 활발한 개발
로슈의 티라골루맙은 암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면역관문인 TIGIT(T cell immunoreceptor with Ig and ITIM domains)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TIGIT은 조절T세포와 기억T세포, 자연살해(NK) 세포 표면에 많이 분포하는 T세포 수용체다.PD-(L)1과 유사하게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관문으로 새롭게 발견되면서,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의 표적으로 부각됐다. TIGIT을 표적하는 항체의 개발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로슈는 TIGIT 억제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폐암 식도암 등 5개 암종에 대한 티라골루맙의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 1월 중국 베이진으로부터 TIGIT 항체 ‘오시퍼리맙’을 도입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BMS도 TIGIT 후보물질을 갖고 있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12월 아커스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 계약을 맺고 ‘AB308’을 확보했다.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BMS가 아제너스로부터 전임상 중인 TIGIT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15억6000만달러(약 1조 7670억원)에 도입했다.
국내에선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 큐로셀 등이 TIGIT 억제제의 초기 단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YH29143’은 현재 전임상 단계다. 큐로셀은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하는 독자 기술을 적용해 ‘CRC01’의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불응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HL187’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동물실험 데이터를 확인하고, 관련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1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