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1분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리니지W 효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엔씨소프트와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건재한 크래프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넷마블은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산업은 코로나19 시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손꼽혔습니다. 하지만 서서히 팬데믹의 긴 터널이 끝을 보이면서 이같은 '코로나 특수'도 끝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대부분 게임회사의 주가가 작년 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내려앉았다는 게 이를 방증합니다.
콘솔 시장 빠르게 커지는데...한국은 여전히 '불모지'
국내 게임사들은 콘솔 게임에서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콘솔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등 전용 게임기를 TV, 모니터 등에 연결해 즐기는 게임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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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로 활로 찾는 한국 게임사들
지난주 주요 게임회사들의 실적 발표에서도 콘솔 게임 출시 계획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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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도 대표작인 던전앤파이터의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격투게임 'DNF 듀얼'을 상반기 중에 내놓을 예정입니다. PC와 콘솔에서 즐길 수 있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선보입니다.
스마일게이트도 앞서 지난 3월 자사 인기 1인칭 슈팅(FPS)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한 '크로스파이어X'를 엑스박스 플랫폼으로 출시한 바 있습니다.
최다 GOTY 나올 수 있을까
한국 게임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콘솔 시장은 걸음마 단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그동안 콘솔 시장은 북미와 일본 게임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하지만 시장 개척은 물론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콘솔 시장 진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 등 잇따른 논란으로 한국 게임사들은 게임성보다 수익성을 앞세운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콘솔 게임은 게임 소프트 판매가 주요 수익원입니다. 아이템 뽑기의 재미보다는 게임 자체의 재미가 우선일 수밖에 없죠.
게임 업계에선 매년 전 세계에서 출시된 게임을 두고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GOTY)'을 뽑습니다. 특정 단체가 선정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게임 단체와 매체, 게이머들이 GOTY를 뽑는데 이가운데 가장 많이 선정된 게임은 '최다 GOTY 수상작'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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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머잖아 최다 GOTY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게임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