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도수 쇼박스 대표 "설립 이래 23년만 첫 외부 투자 유치···신사업 등으로 외연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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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수많은 흥행작으로 한국 영화 산업의 부흥을 이끌어 왔다. '태극기 휘날리며'부터 '웰컴투 동막골' '도둑들' '괴물'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까지 모두 쇼박스를 통해 탄생했다. 그런데 쇼박스는 다른 콘텐츠 기업들과는 가는 길이 사뭇 달랐다. 1999년 설립 이래 23년간 단 한번도 외부 투자를 받지도, 인수·합병(M&A)을 한 적도 없었다. 오직 영화에 충실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었다.
그런 쇼박스에 최근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투자회사 MCG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그동안 한번도 시도한 적 없는 M&A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제작사 인수 등을 통해 작가를 포함한 창작 집단과의 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쇼박스의 대대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도수 쇼박스 대표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그동안 양적인 확장보다 질적 성장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젠 회사를 더욱 키우고 변화시키려 합니다. 지나친 '뻥튀기'가 아닌 콘텐츠 본질에 충실한 외연 확장을 적극 추진할 겁니다."
◆"사업 확장 판 깔렸다"
2018년 취임한 김 대표는 2007년 쇼박스에 입사했다. 콘텐츠 기획팀장, 영화제작투자본부장 등을 두루 거치며 영화계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그는 변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K콘텐츠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고, 쇼박스 작품에 대해서도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MCG가 쇼박스에 투자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판이 제대로 깔렸다고 생각합니다."
MCG는 LS가(家) 장손 구본웅 대표가 이끄는 회사다. MCG는 쇼박스의 지분 30%를 취득, 쇼박스의 모회사 오리온홀딩스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쇼박스는 MCG와 함께 미국에서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을 진행한다. "MCG와 지난 4개월 동안 많은 논의를 해왔습니다. 그동안 축적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IP 개발에 가장 중요한 핵심 인력인 작가·감독들을 확보하는 데도 총력을 다한다. M&A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콘텐츠라는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 겁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면 작가와 감독 등 크리에이터와 밀도 있는 협업을 해야 합니다. 이들의 머릿속에 산재한 수많은 아이템을 구체화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드라마도 40여 편 쏟아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영화계가 타격을 입으며 쇼박스도 큰 영향을 받았었다. 쇼박스의 매출은 2019년 787억원에서 2020년 468억원으로 급감했다. 2021년에도 509억원에 그쳤다. 앞서 찍어뒀던 영화들이 개봉하지 못한 탓이다. 다른 콘텐츠 기업들은 이 기간 동안 영화 대신 드라마 제작으로 활로를 찾았다. 하지만 쇼박스는 2020년 첫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성공시키고도, 이후 드라마를 내놓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태원 클라쓰 이후 바로 열기를 이어 갈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어야 했는데 준비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 역량이 집중됐긴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쇼박스의 드라마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미 5년 전부터 콘텐츠 비즈니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 개봉 못하게 돼 힘들긴 했지만, 덕분엔 쇼박스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생각했죠. 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들어갈 시리즈만 40여 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쇼박스 사업의 핵심인 영화들도 잇달아 개봉한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비상선언'도 오는 8월께 개봉한다. '관상' '더 킹' 등을 만든 한재림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스타들이 총출동 한다. 마동석·정경호 출연의 '압구정 리포트'(가제), 라미란 주연의 '시민 덕희' 등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재미를 다시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팬데믹이 지속되고 있어 두려움도 있지만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쇼박스의 시간이 올겁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그런 쇼박스에 최근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투자회사 MCG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그동안 한번도 시도한 적 없는 M&A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제작사 인수 등을 통해 작가를 포함한 창작 집단과의 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쇼박스의 대대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도수 쇼박스 대표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그동안 양적인 확장보다 질적 성장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젠 회사를 더욱 키우고 변화시키려 합니다. 지나친 '뻥튀기'가 아닌 콘텐츠 본질에 충실한 외연 확장을 적극 추진할 겁니다."
◆"사업 확장 판 깔렸다"
2018년 취임한 김 대표는 2007년 쇼박스에 입사했다. 콘텐츠 기획팀장, 영화제작투자본부장 등을 두루 거치며 영화계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그는 변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K콘텐츠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고, 쇼박스 작품에 대해서도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MCG가 쇼박스에 투자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판이 제대로 깔렸다고 생각합니다."
MCG는 LS가(家) 장손 구본웅 대표가 이끄는 회사다. MCG는 쇼박스의 지분 30%를 취득, 쇼박스의 모회사 오리온홀딩스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쇼박스는 MCG와 함께 미국에서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을 진행한다. "MCG와 지난 4개월 동안 많은 논의를 해왔습니다. 그동안 축적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IP 개발에 가장 중요한 핵심 인력인 작가·감독들을 확보하는 데도 총력을 다한다. M&A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콘텐츠라는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 겁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면 작가와 감독 등 크리에이터와 밀도 있는 협업을 해야 합니다. 이들의 머릿속에 산재한 수많은 아이템을 구체화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드라마도 40여 편 쏟아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영화계가 타격을 입으며 쇼박스도 큰 영향을 받았었다. 쇼박스의 매출은 2019년 787억원에서 2020년 468억원으로 급감했다. 2021년에도 509억원에 그쳤다. 앞서 찍어뒀던 영화들이 개봉하지 못한 탓이다. 다른 콘텐츠 기업들은 이 기간 동안 영화 대신 드라마 제작으로 활로를 찾았다. 하지만 쇼박스는 2020년 첫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성공시키고도, 이후 드라마를 내놓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태원 클라쓰 이후 바로 열기를 이어 갈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어야 했는데 준비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 역량이 집중됐긴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쇼박스의 드라마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미 5년 전부터 콘텐츠 비즈니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 개봉 못하게 돼 힘들긴 했지만, 덕분엔 쇼박스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생각했죠. 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들어갈 시리즈만 40여 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쇼박스 사업의 핵심인 영화들도 잇달아 개봉한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비상선언'도 오는 8월께 개봉한다. '관상' '더 킹' 등을 만든 한재림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스타들이 총출동 한다. 마동석·정경호 출연의 '압구정 리포트'(가제), 라미란 주연의 '시민 덕희' 등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재미를 다시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팬데믹이 지속되고 있어 두려움도 있지만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쇼박스의 시간이 올겁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