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가격 폭등에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1위인 CATL(닝더스다이)과 2위 BYD(비야디)의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13일 보도했다. 원재료값을 차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느냐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원재료 구입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원재자값 폭등에…中 '배터리 빅2' 희비 교차
이날 중국전기차산업기술혁신전략연맹에 따르면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 충전식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지난해 점유율 52.1%를 달성했으나 올 들어 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점유율은 38%로 하락했다.

반면 2위인 BYD의 점유율은 작년 16.2%에서 올 4월 33%로 상승했다. 작년에는 CATL의 점유율이 BYD의 세 배에 달했으나, 지난달에는 격차가 불과 5%포인트 차이로 줄어든 것이다.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킨다. 핵심 원재료인 전기차용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초 t당 6만위안(1위안은 약 189원)이었으나 올초 t당 30만위안, 3월에는 50만위안까지 뛰었다.

CATL은 대량의 리튬 재고를 쌓아놓은 덕에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유지했다. 작년 매출 1304억위안에 순이익 178억위안으로 이익률 13.7%를 기록했다. 올 들어선 비싸진 원재료를 소비하면서 1분기 이익률이 3.9%로 떨어졌다.

CATL은 지난달 배터리 가격을 인상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전기차 기업들이 CATL 대신 다른 업체 배터리를 더 많이 쓰면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주요 전기차 업체 중 하나인 샤오펑은 올 들어 CATL 대신 신생 업체인 CALB로 거래처를 옮겼다. CATL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테슬라가 지난달 상하이공장 가동을 중단하다시피 한 것도 CATL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BYD도 리튬 가격 상승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BYD는 전기차 등 완성차 제조도 겸하고 있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YD는 전기차 사업을 직접 하기 때문에 고객사를 다양화하기 어렵다는 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약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바뀌었다. BYD는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전기차 가격을 인상해 원재료값 상승 부담을 줄였다.

지난달부터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원재료 조달 비용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주요 광석은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주로 생산한다.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이날 장중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6.8위안을 돌파했다. 위안화 환율은 4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4.24%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2.8%가량 뛰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