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진 기자>

국내 대표 게임사 3N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성적표를 받아든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의 희비는 확연히 갈렸는데요.

먼저 오늘 오전 발표한 엔씨소프트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약 7,9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442억 원으로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번 호실적을 견인한 건 대표 IP인 리니지 시리즈였습니다.

이번 분기에만 모바일과 PC를 포함해 약 6,700억 원을 벌어들였는데요. 특히 리니지W는 출시 후 다섯 달동안 7,3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다음은 넥슨입니다. 넥슨은 일본에 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엔화로 실적발표가 이뤄졌는데요.

원화로 계산해보면 1분기 매출은 약 9,434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가량 늘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992억 원으로 11% 줄었습니다.

넥슨은 PC온라인게임 FIFA 온라인4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중국과 국내에서 히트한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등 영업비용이 늘어나며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고요. 던파 모바일의 성과는 오는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전망입니다.

끝으로 살펴볼 넷마블은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넷마블의 1분기 매출은 6,315억 원으로 10.7%가량 늘었지만, 10년 만에 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올해 1분기 대형 신작이 없었고, 기존 출시했던 게임들도 하향 안정화됐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 'A3 스틸얼라이브'를 공개하며 P2E게임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가 흐름은 어떨까요?

3개월 전만 해도 51만 원이었던 엔씨 주가는 12일 기준 28% 하락했습니다.

다만 오늘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반영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넥슨의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보였는데요. 3개월 새 21.5%가량 올랐고 오늘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넷마블의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달 초부터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특히 실적이 발표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며 다시 한 번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3N의 1분기 실적과 주가 흐름을 짚어드렸습니다. 각사별 글로벌 전략은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사 3N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정 기자, 오늘 장에서도 발표된 실적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죠?

<정호진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오늘 10.29% 급등하며 439,5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번 호실적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리니지W'가 있습니다.

리니지W는 두터운 팬층의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전쟁을 벌이는 게임입니다.

실제로 일부 서버에서는 국적으로 연결된 연맹끼리의 전쟁이 지금 이 시각에도 펼쳐지고 있는데요.

전쟁이라는 소재에 국가대항전의 개념이 녹아들며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의 경쟁 심리를 더욱 자극한 겁니다.

반면 넷마블은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하며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넷마블의 주가는 오늘 13.83% 급락하며 72,3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국내 게임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인만큼, 더 큰 성장을 위해선 글로벌 공략 강화는 필수인데요. 현재 3N 중 가장 많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사는 어디입니까?

<임동진 기자>

해외에서 게임 매출을 가장 많이 거두고 있는 곳은 넷마블입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73%였는데 1분기에는 84%까지 수치가 올라왔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을 거뒀고요. 중국 매출 없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다만 아쉬운건 이처럼 해외 비중이 크게 올라온 이유가 국내 매출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탓이기 때문입니다.

넷마블은 오는 25일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글로벌’을 시작으로 골든 브로스, BTS 드림 등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앞으로 출시가 예정된 총 13개의 게임 중 12개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나옵니다.

<앵커>

이번엔 넥슨의 글로벌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어제 발표한 실적을 보면 해외에선 특히 중국시장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어떤가요?

<신동호 기자>

지역별로는 중국 지역과 동남아 등 기타 지역에서 매출 상승이 두드러졌습니다.

중국에서는 넥슨의 대표게임인 '던전앤파이터' PC버전에 힘입어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5% 상승했습니다.

동남아 등 기타지역은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스토리M'의 선전으로 42%가량 성장했는데요.

특히 '메이플스토리'는 현지화 전략으로 신규 직업 출시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글로벌 IP로써 영향력을 더 확장했습니다.

넥슨은 특히 올해 북미나 유럽등 서구권시장 공략에 힘쓰는데요.

북미와 유럽에서 2분기 영업익 최대 26% 증가 목표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엔씨소프트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호진 기자>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3N 중 가장 낮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 7,903억 원 가운데 국내 매출은 5,034억 원으로 63%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니지W를 바탕으로 조금씩 해외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고요.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역에 리니지W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또한 NC가 오랜 기간 준비해온 프로젝트 TL도 PC와 콘솔로 출시 계획을 밝히며 해외 게이머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사들이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도 많다면서요?

<정호진 기자>

그렇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미국과 인도 등 해외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기 위해 6개 펀드에 500억 원 가량을 출자했는데요.

이전까지 해외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모건스탠리 출신의 홍원준 CFO와 골드만삭스 출신 김한준 전무를 영입하며 해외 투자 역량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넷마블의 해외투자는 어떤가요?

<임동진 기자>

넷마블의 경우 활발한 M&A를 펼치고 있습니다. 외형적 성장과 함께 현지 진출의 포석을 마련하는 전략인데요.

지난 2015년 잼시티를 1,500억원에 인수하고 2017년엔 9,000억원에 카밤 벤쿠버를 사들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2조6천억원에 인수하는 등 M&A를 통해 서구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게임사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넷마블은 돈버는 게임, 즉 P2E 게임 확대에 올해 집중할 방침인데요.

올해 6개의 게임을 P2E 버전으로 출시하는데 토큰 교환에 따른 수수료가 아닌 이용자들의 게임 내 결제 매출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이번에 처음으로 수익구조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동호 기자>

넥슨의 경우 M&A와 해외투자보다 본업인 게임으로 올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입니다.

넥슨은 전통적으로 '다작왕'이라고 불리울 만큼 게임을 많이 내놓죠.

지난해 체질 개선에 주력했던 넥슨이 올해는 탄탄한 신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기대되는 신작은 총 3가지입니다. 특히 콘솔게임으로도 가능하게 해 최근 성장하는 콘솔게임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가장 기대되는 게임은 '카트라이더:드리프트'인데요. 넥슨의 스테디셀러 게임인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가 PC와 콘솔을 기반으로 18년 만에 '카트라이더:드리프트'로 다시 태어난 겁니다.

글로벌 누적 이용자 8억5000만명에 달하는 '던전앤파이터'도 대전 격투게임으로 재해석했습니다.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과 콘솔기기 '플레이스테이션4·5'를 통해 한국 일본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이용자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매그넘이라는 슈팅게임도 콘솔로 출시해 북미지역에 직접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눈여겨볼게 하나 있는데요. 넥슨이 '마블'로 유명한 헐리우드 영화 감독의 스튜디오 'AGBO'에 투자해 지분 40%를 확보했는데요.

넥슨의 대표 게임케릭터를 이용한 영화 사업으로도 범위를 확장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국내 3N사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른 감이 있을 수 있지만, 오는 하반기 전망은 어떻습니까?

<정호진 기자>

최근에는 금리 인상을 비롯해 리오프닝 등 매크로 환경의 영향으로 게임주에 대한 전망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오늘 살펴본 3N뿐만 아니라 펄어비스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줄었고, 컴투스도 적자 전환했는데요.

다만 업종을 묶어서 볼 것이 아니라, 실적이 잘 나온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살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기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2~3분기까지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고요.

넷마블도 오는 5월부터 제2의나라를 시작으로 기존 IP를 바탕으로 신작 발표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신작 모멘텀에 따라 개별 종목의 상승 여력은 충분히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내용은 전문가 인터뷰로 직접 들어보시죠.

[이승훈 /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 시장은 지금 실적 중심으로 보고 있고요. 지금으로써는 실적이 좋은 종목에 먼저 기관들이 투자할 겁니다. 우선은 신작 게임들이 나와야할 것 같아요. 신작 모멘텀이 뚜렷하게 나와있는 기업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신작 발표) 시기에 따라서 회사마다의 변동성이 클 것 같아요.]


정호진 기자·신동호 기자·임동진 기자 auva@wowtv.co.kr
엔씨·넥슨·넷마블, '내수전용' 오명 벗어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