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전면 유리에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HUD) 기술이 완전 자율주행 시대 이전까지 지속해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6일 발표한 산업동향 보고서에서 "HUD는 운전자와 탑승자 구분이 사라지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운전자 지원을 위한 독립적인 장치로서 여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병행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HUD는 전면 유리에 텍스트나 이미지를 투사해 주행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편의 장치다.
주로 차량 속도, 차량 상태, 길 안내, 사고 위험 경고 등을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애초 전투기 비행 데이터를 조종사 시야로 집중시키기 위해 개발됐으며, 차량용은 1988년 제너럴모터스(GM)가 상용화했다.
전용 반사 패널에 직접 영상을 투사해 화면 크기가 다소 제한되지만 안정적 이미지 표현이 가능하고 설치 공간 확보에 유리해 주로 소형차에 탑재되는 '콤바이너'(Combiner) 타입과 오목거울에 의해 확대된 허상을 확대 투사하는 방식으로 부피가 크고 고가여서 대형·고급차에 주로 적용되는 '윈드실드'(Windshield) 타입으로 나뉜다.
HUD는 기본적으로 운전사 시선 분산을 억제하고, 전면 시야를 개선하는 장점이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운전자 시선이 전면 유리와 계기판으로 분산되는데 HUD는 투명한 전면 유리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방식이어서 운전 중 시선 분산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면서 전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인포테인먼트의 급속한 발달로 운전자에게 정보 과잉(information overflow)을 야기할 수 있어 운전자가 핵심 정보에 집중하도록 돕는 HUD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길 안내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경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AR HUD가 탑재돼 정보가 입체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HUD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0년 13억달러(약 1조6천692억원)에서 2022년 24억달러, 2027년 64억달러, 2030년 182억달러(약 23조3천68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연구원은 또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HUD 보급 확대가 다소 주춤하지만, 장기적으로 생산 원가 하락 및 수요 증가에 의해 엔트리급 차량에도 HUD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향후 모션 인식 등의 기술과 연계해 발전하고 소비자 수요에 따라 전면 유리 전체 등으로 투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연구원의 예측이다.
구체적으로 손동작이나 눈동자 등 동작을 인식하는 사용자 이용 경험(UI/UX) 기술과 연동되거나 3D 홀로그램을 적용해 관심 지역 정보(Point of Interest·POI)를 보여주는 기능까지 더해지는 등 더욱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다만 HUD 투사 범위 확대는 탑승자에게 매력적인 기술이지만, 정보량이 급증할 경우 오히려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안전 운전을 위해 적절한 정보량 표기가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