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QLED, QNED…TV 영업사원도 진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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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복잡해지는 TV 기술
패널 만드는 기술에서 TV 이름 가져와
삼성·LG전자 '프리미엄 제품' 강조 전략
최근 몇 년 사이 판매가격 꾸준히 올라
중국산 LCD TV와 차별화 성공 분석도
패널 만드는 기술에서 TV 이름 가져와
삼성·LG전자 '프리미엄 제품' 강조 전략
최근 몇 년 사이 판매가격 꾸준히 올라
중국산 LCD TV와 차별화 성공 분석도
‘OLED, QNED, QLED….’ 최근 쏟아져 나온 TV의 명칭을 보면서 머리를 싸매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TV의 패널 제조에 쓰이는 기술의 차이를 소비자에게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다른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TV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TV’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중국 기업들이 LCD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프리미엄 TV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기업들의 TV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공급망 불안 등에 따른 원인도 있지만 기업들의 프리미엄 전략이 실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OLED 패널은 전류가 흐르는 유기화합물을 패널에 증착시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기물을 증기로 만들어 붙였다는 얘기다. 유기물은 스스로 빛을 내는데, 이 빛들이 컬러필터를 통과해 화면을 구현한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소자가 자체 발광하다 보니 검정 표현이 더 정확하게 된다. 빛을 내는 소자를 아예 꺼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TV 패널 영상의 선명함은 흰색과 검은색이 얼마나 정확하게 표시되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OLED 패널은 이런 소자 특성 덕에 LCD 패널보다 더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백라이트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LCD 패널보다 얇은 디자인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LCD TV와 OLED TV는 가격 차이가 꽤 난다. 같은 크기의 OLED TV가 LCD TV보다 많게는 2~3배 정도 비싸다. LCD 패널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10년 이상 오랜 기간 투자를 통해 단가를 많이 낮춘 상태다.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가격이 더 내려갔다.
OLED. EX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휘도)를 30% 높인 게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물에서 추출한 중수소를 유기발광 소자에 적용했다. 중수소를 적용한 소자는 밝기를 높여도 고효율을 유지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부사장)은 “4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중수소를 활용한 기술을 개발했다”며 “약 6000개 수소 중에서 단 하나만이 중수소일 정도로 희귀해 원료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영상 시청 패턴을 분석한 뒤 유기발광 소자 개별 사용량을 예측하는 개인화 알고리즘도 새롭게 적용됐다.
잘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OLED 패널의 장점을 활용한 것도 OLED. EX의 특징으로 꼽힌다.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직원이 65인치 OLED 패널 뒤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바로 휘어졌다. 평소에는 평평한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하다가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구부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OLED. EX는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생산해 OLED 패널 전 시리즈를 대체하게 된다. 공급 원가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LG디스플레이는 미디어데이에서 65인치 OLED TV 시제품과 함께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42인치 TV 시제품, 투명 OLED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00만 대 규모의 연간 OLED 패널 출하량이 올해 10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9년간의 OLED 기술을 집약해 새로운 폼팩터를 계속 선보이겠다”며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화면이 탄력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패널 만드는 기술 다른데 이름 겹쳐
미니LED TV는 명칭만 들었을 땐 작은 크기의 OLED TV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미니LED TV는 LCD TV의 한 종류다. LCD 패널 뒤에서 빛을 쏘는 광원 역할을 과거 형광램프가 했다. 최근 들어 광원에 미니LED가 쓰이면서 미니LED TV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미니LED TV는 LCD 모듈 가장 뒤에서 흰빛을 내는 백라이트 속 광원으로 촘촘히 박힌 미니LED를 활용했다. 빛이 새어 나올 틈을 최소화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2017년 처음 출시한 QLED TV도 미니LED TV의 한 종류다. 퀀텀닷(QD) 필름이 부착된 LCD를 써서 QLED TV라는 이름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 OLED TV와 경쟁하기 위해 QLED를 최상위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QLED의 밝기를 높이고 명암비를 개선하기 위해 백라이트를 기존 LED에서 미니LED로 변경했다. 또 저해상도 콘텐츠도 8K(7680×4320) 고화질로 즐길 수 있도록 화질 개선 프로세서를 매년 새로 내놓고 있다. 화면 테두리(베젤)를 줄여 몰입감을 높였고, 전체 디자인을 간결하게 만들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NED는 ‘Quantum nano-emitting diode’의 줄임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제품명이 아니라 기술의 종류다. 자체 발광하는 소자를 활용한다는 점에선 OLED와 닮았다. 다만 OLED는 유기화합물이 자체 발광하지만 QNED는 발광 소재로 유기물 대신 나노미터(㎚) 크기의 무기물인 양자점(퀀텀닷)을 쓴다. 긴 수명과 적은 잔상, 적은 전력 소모 등이 강점이다.
삼성전자도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올레드 TV 광고에서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LG전자를 신고했다. 양사 간 논쟁이 대표 기업 간 비방전으로 비치는 점 등을 감안해 2020년 5월에 두 회사 모두 신고를 취하했다. LG전자는 공식적으로 부인하지만, 업계에선 LG전자가 QNED 명칭을 사용할 때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제품을 적잖이 의식했을 것으로 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TV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TV’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중국 기업들이 LCD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프리미엄 TV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기업들의 TV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공급망 불안 등에 따른 원인도 있지만 기업들의 프리미엄 전략이 실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뒤에서 빛을 쏴주면 LCD, 스스로 빛을 내면 OLED
최근 나오는 TV 명칭들은 TV 패널을 만드는 기술에서 가져온 것이 대부분이다. TV 패널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선 LCD와 OLED를 먼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LCD는 ‘liquid crystal display’의 약자로 보통 액정표시장치로 해석된다. OLED는 ‘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의 약자다. 유기발광다이오드로 불린다. LCD 패널은 크게 백라이트, 편광판, 액정 등으로 구성된다.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에서 빛을 쏘고, 이 빛이 두 개의 편광판 사이에 들어가 있는 액정을 투과하면서 영상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백라이트는 과거 형광등 램프였지만 현재는 LED가 주로 쓰인다.OLED 패널은 전류가 흐르는 유기화합물을 패널에 증착시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유기물을 증기로 만들어 붙였다는 얘기다. 유기물은 스스로 빛을 내는데, 이 빛들이 컬러필터를 통과해 화면을 구현한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소자가 자체 발광하다 보니 검정 표현이 더 정확하게 된다. 빛을 내는 소자를 아예 꺼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TV 패널 영상의 선명함은 흰색과 검은색이 얼마나 정확하게 표시되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OLED 패널은 이런 소자 특성 덕에 LCD 패널보다 더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백라이트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LCD 패널보다 얇은 디자인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LCD TV와 OLED TV는 가격 차이가 꽤 난다. 같은 크기의 OLED TV가 LCD TV보다 많게는 2~3배 정도 비싸다. LCD 패널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10년 이상 오랜 기간 투자를 통해 단가를 많이 낮춘 상태다.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가격이 더 내려갔다.
차세대 기술 적용한 OLED. EX 나와
더 밝으면서도 내구성이 높아진 OLED 패널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어 2분기부터 차세대 OLED 패널인 OLED. EX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OLED. EX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휘도)를 30% 높인 게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물에서 추출한 중수소를 유기발광 소자에 적용했다. 중수소를 적용한 소자는 밝기를 높여도 고효율을 유지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부사장)은 “4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중수소를 활용한 기술을 개발했다”며 “약 6000개 수소 중에서 단 하나만이 중수소일 정도로 희귀해 원료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영상 시청 패턴을 분석한 뒤 유기발광 소자 개별 사용량을 예측하는 개인화 알고리즘도 새롭게 적용됐다.
잘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OLED 패널의 장점을 활용한 것도 OLED. EX의 특징으로 꼽힌다.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직원이 65인치 OLED 패널 뒤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바로 휘어졌다. 평소에는 평평한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하다가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구부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OLED. EX는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생산해 OLED 패널 전 시리즈를 대체하게 된다. 공급 원가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LG디스플레이는 미디어데이에서 65인치 OLED TV 시제품과 함께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42인치 TV 시제품, 투명 OLED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00만 대 규모의 연간 OLED 패널 출하량이 올해 10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9년간의 OLED 기술을 집약해 새로운 폼팩터를 계속 선보이겠다”며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화면이 탄력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패널 만드는 기술 다른데 이름 겹쳐
삼성·LG, 이번엔 QNED 신경전
미니LED TV는 명칭만 들었을 땐 작은 크기의 OLED TV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미니LED TV는 LCD TV의 한 종류다. LCD 패널 뒤에서 빛을 쏘는 광원 역할을 과거 형광램프가 했다. 최근 들어 광원에 미니LED가 쓰이면서 미니LED TV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LCD보다 색 표현력 좋은 미니LED
미니LED TV는 기존 LCD TV보다 색 표현력이 더 좋다. LCD TV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빛샘 현상’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LCD는 액정을 움직여 백라이트에서 발생한 빛의 양을 조절한다. 검은색을 표현하려면 빛을 완벽하게 차단해 암흑 같은 검은색을 구현해야 하지만 액정 사이로 희미하게 빛이 새어 나왔다.미니LED TV는 LCD 모듈 가장 뒤에서 흰빛을 내는 백라이트 속 광원으로 촘촘히 박힌 미니LED를 활용했다. 빛이 새어 나올 틈을 최소화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2017년 처음 출시한 QLED TV도 미니LED TV의 한 종류다. 퀀텀닷(QD) 필름이 부착된 LCD를 써서 QLED TV라는 이름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 OLED TV와 경쟁하기 위해 QLED를 최상위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QLED의 밝기를 높이고 명암비를 개선하기 위해 백라이트를 기존 LED에서 미니LED로 변경했다. 또 저해상도 콘텐츠도 8K(7680×4320) 고화질로 즐길 수 있도록 화질 개선 프로세서를 매년 새로 내놓고 있다. 화면 테두리(베젤)를 줄여 몰입감을 높였고, 전체 디자인을 간결하게 만들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중이다.
LG ‘QNED’ vs 삼성 ‘QNED’
LG전자는 지난해 LG QNED MiniLED TV를 내놨다. 공교롭게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패널의 이름도 QNED다. LG전자의 LG QNED MiniLED는 LCD 패널을 사용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백라이트로 미니LED를 적용했다.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에 퀀텀닷과 나노셀 물질이 들어간 필름을 넣어서 QNED라는 명칭을 붙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필름 덕분에 더 정확하면서 풍부한 색을 표현해준다”고 설명했다.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NED는 ‘Quantum nano-emitting diode’의 줄임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제품명이 아니라 기술의 종류다. 자체 발광하는 소자를 활용한다는 점에선 OLED와 닮았다. 다만 OLED는 유기화합물이 자체 발광하지만 QNED는 발광 소재로 유기물 대신 나노미터(㎚) 크기의 무기물인 양자점(퀀텀닷)을 쓴다. 긴 수명과 적은 잔상, 적은 전력 소모 등이 강점이다.
QNED는 QLED 때문에 탄생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일부러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NED 기술 이름과 겹치는 제품명을 만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19년 LG전자는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인데도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전자 내부에선 당시 자발광 기술을 적용한 TV는 LG전자만 생산하는데 삼성전자가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자발광 기술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불편해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도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올레드 TV 광고에서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한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LG전자를 신고했다. 양사 간 논쟁이 대표 기업 간 비방전으로 비치는 점 등을 감안해 2020년 5월에 두 회사 모두 신고를 취하했다. LG전자는 공식적으로 부인하지만, 업계에선 LG전자가 QNED 명칭을 사용할 때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제품을 적잖이 의식했을 것으로 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