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보당국 "러시아 지상군 병력 3분의 1 잃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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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장비 상실하며 상황 악화
정보전도 밀리며 작전 노출
“사기 낮아진 러시아군 진격속도 더 늦춰져”
정보전도 밀리며 작전 노출
“사기 낮아진 러시아군 진격속도 더 늦춰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한 지상군의 3분의 1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투 동력을 상실해 러시아군에 전세가 불리하게 흘러가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정보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세가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동력을 상실했고 예정된 일정보다 진군이 크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개전 초기 소규모 진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은 지난 한 달 동안 손실이 누적돼 우크라이나 영토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실패한 원인으론 군사 장비가 부족한 상황을 꼽았다. 핵심 장비를 잃게 되자 진격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정보국은 “전쟁 내내 러시아군은 가교 건설장비가 부족해 기동이 느려졌다”며 “각종 전술 작전과 포격 지시에 쓰이는 무인기(드론)도 우크라이나 대공화기에 요격돼 상황이 악화했다”고 했다.
러시아군의 낮은 사기와 전투 효율 감소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더 큰 압박을 받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군이 앞으로 30일이 지나도 진격 속도를 높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세도 역전될 조짐이 보인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수도 키이우에 닿았으나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뚫지 못하고 패퇴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에서도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1832년 프로이센의 장군 칼 폰 클라우제비츠가 창안한 뒤 1870년 프로이센군이 프랑스군을 격퇴하는 데 활용됐다.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끝난 뒤 세계 곳곳에 퍼졌다. 옛 소련군 세계 2차대전 이후 교범집에 이 원칙을 넣었다. 1955년 미국 육군도 이 법칙을 교범으로 채택했다.
3대1 법칙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압승이 예상됐다. 영국의 국방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사력은 우크라이나보다 10배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러시아군 병력은 90만명으로 우크라이나군(약 20만명)보다 우세했다. 탱크 수도 2927대로 우크라이나(858대)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조차 지난 2월 키이우 진격에만 몰두한 러시아군(약 19만명)이 흩어져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쉽게 격파할 거라고 예측했다.
과거 참호전을 염두한 원칙이라 현대전에 적용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략평가를 맡았던 스태븐 비들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법칙은 병력 차이만 나타낼 뿐이지 미국과 동맹국의 정보 수집과 군사지원 등의 주요 요인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지원 덕에 우크라이나군이 선전했다는 주장이다. 개전 이후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군의 돈바스 전투계획을 비롯해 야전사령부 위치, 모스크바호의 이동 경로 등을 우크라이군에 제공해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정보를 바탕으로 러시아군 장성 6명을 사살하고, 흑해의 기함인 모스크바호를 격침시켰다.
지난 9일 정보전에 밀린 러시아 정부가 정보작전 지휘권을 연방보안국(FSB)에서 총정찰국으로 넘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문책할 의도로 시행한 것. 미국 등 서방국가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에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키이우에서 후퇴하며 '치욕'을 느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이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군의 드론을 압도하며 정찰과 선전의 첨병역할을 했다는 것. 전황을 뒤집진 못하지만 승전 영상을 배포해 사기를 끌어올리고, 적군 동태를 살피는 등 정보수집에 유용하다는 평가다. 더글라스 베리 IISS 연구원은 “러시아는 1990년부터 무인기를 과소평가하며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며 “오늘날 우크라이나군과 무인기 경쟁에서 뒤쳐지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군사장비 부족한 러시아군, 병력 3분의 1 잃는다”
영국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 국방정보국(DI)은 15일(현지시간) 일일보고서를 통해 “현재 러시아군은 지난 2월 투입했던 지상 전투 병력의 3분의 1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국방정보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세가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동력을 상실했고 예정된 일정보다 진군이 크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개전 초기 소규모 진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은 지난 한 달 동안 손실이 누적돼 우크라이나 영토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실패한 원인으론 군사 장비가 부족한 상황을 꼽았다. 핵심 장비를 잃게 되자 진격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정보국은 “전쟁 내내 러시아군은 가교 건설장비가 부족해 기동이 느려졌다”며 “각종 전술 작전과 포격 지시에 쓰이는 무인기(드론)도 우크라이나 대공화기에 요격돼 상황이 악화했다”고 했다.
러시아군의 낮은 사기와 전투 효율 감소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더 큰 압박을 받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군이 앞으로 30일이 지나도 진격 속도를 높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세도 역전될 조짐이 보인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수도 키이우에 닿았으나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뚫지 못하고 패퇴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에서도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병력 3배 많으면 승리한다는 ‘3대1 법칙’ 깨져
과거부터 전해져 온 승전 원칙이 깨진 사례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침공 국가가 상대 국가보다 병력이 세 배 이상 많으면 승리한다는 ‘3대 1의 법칙’을 우크라이나군이 깨트렸다고 지난 13일 보도했다.1832년 프로이센의 장군 칼 폰 클라우제비츠가 창안한 뒤 1870년 프로이센군이 프랑스군을 격퇴하는 데 활용됐다.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끝난 뒤 세계 곳곳에 퍼졌다. 옛 소련군 세계 2차대전 이후 교범집에 이 원칙을 넣었다. 1955년 미국 육군도 이 법칙을 교범으로 채택했다.
3대1 법칙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압승이 예상됐다. 영국의 국방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사력은 우크라이나보다 10배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러시아군 병력은 90만명으로 우크라이나군(약 20만명)보다 우세했다. 탱크 수도 2927대로 우크라이나(858대)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조차 지난 2월 키이우 진격에만 몰두한 러시아군(약 19만명)이 흩어져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쉽게 격파할 거라고 예측했다.
과거 참호전을 염두한 원칙이라 현대전에 적용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략평가를 맡았던 스태븐 비들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법칙은 병력 차이만 나타낼 뿐이지 미국과 동맹국의 정보 수집과 군사지원 등의 주요 요인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지원 덕에 우크라이나군이 선전했다는 주장이다. 개전 이후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군의 돈바스 전투계획을 비롯해 야전사령부 위치, 모스크바호의 이동 경로 등을 우크라이군에 제공해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정보를 바탕으로 러시아군 장성 6명을 사살하고, 흑해의 기함인 모스크바호를 격침시켰다.
지난 9일 정보전에 밀린 러시아 정부가 정보작전 지휘권을 연방보안국(FSB)에서 총정찰국으로 넘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문책할 의도로 시행한 것. 미국 등 서방국가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에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키이우에서 후퇴하며 '치욕'을 느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이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군의 드론을 압도하며 정찰과 선전의 첨병역할을 했다는 것. 전황을 뒤집진 못하지만 승전 영상을 배포해 사기를 끌어올리고, 적군 동태를 살피는 등 정보수집에 유용하다는 평가다. 더글라스 베리 IISS 연구원은 “러시아는 1990년부터 무인기를 과소평가하며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며 “오늘날 우크라이나군과 무인기 경쟁에서 뒤쳐지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