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금 53兆 더 걷기 힘들다"…기재부에 견제구 던진 예정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차 추경안에 포함된 초과 세수 규모 두고 논란
예정처, 법인세 및 소득세 전망 두고 정부와 다른 분석 내놔
기재부는 "2차 추경안에도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발끈
예정처, 법인세 및 소득세 전망 두고 정부와 다른 분석 내놔
기재부는 "2차 추경안에도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발끈
올해 걷힐 국세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53조원 규모의 초과 세수를 왜 이제서야 공개하냐'를 두고 1차전을 벌였다면, 2차전은 53조원이 실제 더 걷힐지에 대한 국회예산정책처와 기재부의 공방이 될 전망이다.
16일 정치권과 기재부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2022년도 2차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세가 391조2000억원 걷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17일 공식 발간된다. 예정처가 전망한 국세 규모는 본예산(343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3.9%(47조8000억원) 늘었지만, 정부가 지난 12일 2차 추경안 발표 때 공개한 전망치(396조6000억원)보다는 5조5000억원 작다.
정부는 올해 국세가 본예산 대비 53조3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예정처는 이 전망이 과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예정처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정부 예상만큼 걷히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둬 올해 법인세 신고 세액이 증가했다며 104조1000억원의 법인세가 걷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예산 대비 29조1000억원 규모의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인세는 전년 영업실적에 대해 납부한다.
올 3월까지 누계 징수 실적이 3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9000억원 증가했고, 4월 징수되는 법인세 분납세액이 약 10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또 오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분이 10조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간예납은 납세자가 일시에 많은 세금을 납부하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에 납부할 연간 세액 중 일부(절반 가량)를 미리 내는 제도다. 올해 낸 법인세의 50%(작년 실적 기준)나 올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법인세를 가결산 해 납부할 수 있다. 예정처는 이 중간예납분에 대해 기재부와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정부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낸 법인세의 50%를 예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10조원 가량이 8월에 걷힐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는 최근 기업 영업실적 부진 가능성을 감안하지 못한 분석이라는 게 예정처의 지적이다.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올해 실적을 가결산해 올해 낸 세액의 50%보다 더 적은 돈을 세금으로 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정처는 "2010년 이후 법인 영업실적이 둔화된 2012년과 2013년, 2019년엔 가결산으로 납부한 중간예산 세액의 비중이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며 "경기하방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중간예납 규모가 정부 전망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예정처는 소득세도 덜 걷힐 것이라고 추산했다. 정부 계산 대비 3조2000억원 덜 들어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종합소득세 관련 전망에 차이가 컸다. 1분기 납세실적을 분석하면 정부가 예상한 21조6000억원의 세수는 쉽지 않고, 그보다 2조3000억원 작은 19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예정처는 "하반기 다양한 경기하방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도시 봉쇄 등 다양한 하방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이 현실화되면 세입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세입이 과소수납될 경우, 편성된 세출예산 집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 내부에서는 예정처의 보고서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3월까지 실적을 기반으로 세수 추계를 했고, 2차 추경 때도 보수적으로 판단한 편"이라며 "법인세와 소득세는 정부 예상보다 더 걷힐 가능성이 크지 덜 걷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예정처 보고서가 '걸림돌'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뜩이나 야당이 된 민주당이 2차 추경안에 대해 여러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예정처 보고서가 새로운 논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다. 민주당은 정권교체 전에 이뤄진 1월 1차 추경 때만 해도 기재부가 초과 세수 가능성을 거론하지도 않았다며, 기재부가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게 아니냐고 공격했다. 기재부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법인세 신고가 이뤄지는 3월 이후에야 초과 세수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근로소득세 역시 3월 말 연말정산 환급 이후에야 연간 추계가 가능하다"며 "확실한 실적과 통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세입경정을 섣불리 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16일 정치권과 기재부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2022년도 2차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세가 391조2000억원 걷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17일 공식 발간된다. 예정처가 전망한 국세 규모는 본예산(343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3.9%(47조8000억원) 늘었지만, 정부가 지난 12일 2차 추경안 발표 때 공개한 전망치(396조6000억원)보다는 5조5000억원 작다.
정부는 올해 국세가 본예산 대비 53조3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예정처는 이 전망이 과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예정처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정부 예상만큼 걷히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둬 올해 법인세 신고 세액이 증가했다며 104조1000억원의 법인세가 걷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예산 대비 29조1000억원 규모의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인세는 전년 영업실적에 대해 납부한다.
올 3월까지 누계 징수 실적이 3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9000억원 증가했고, 4월 징수되는 법인세 분납세액이 약 10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또 오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분이 10조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간예납은 납세자가 일시에 많은 세금을 납부하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년에 납부할 연간 세액 중 일부(절반 가량)를 미리 내는 제도다. 올해 낸 법인세의 50%(작년 실적 기준)나 올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법인세를 가결산 해 납부할 수 있다. 예정처는 이 중간예납분에 대해 기재부와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정부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낸 법인세의 50%를 예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10조원 가량이 8월에 걷힐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는 최근 기업 영업실적 부진 가능성을 감안하지 못한 분석이라는 게 예정처의 지적이다.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올해 실적을 가결산해 올해 낸 세액의 50%보다 더 적은 돈을 세금으로 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정처는 "2010년 이후 법인 영업실적이 둔화된 2012년과 2013년, 2019년엔 가결산으로 납부한 중간예산 세액의 비중이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며 "경기하방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중간예납 규모가 정부 전망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예정처는 소득세도 덜 걷힐 것이라고 추산했다. 정부 계산 대비 3조2000억원 덜 들어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종합소득세 관련 전망에 차이가 컸다. 1분기 납세실적을 분석하면 정부가 예상한 21조6000억원의 세수는 쉽지 않고, 그보다 2조3000억원 작은 19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예정처는 "하반기 다양한 경기하방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도시 봉쇄 등 다양한 하방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이 현실화되면 세입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세입이 과소수납될 경우, 편성된 세출예산 집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 내부에서는 예정처의 보고서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3월까지 실적을 기반으로 세수 추계를 했고, 2차 추경 때도 보수적으로 판단한 편"이라며 "법인세와 소득세는 정부 예상보다 더 걷힐 가능성이 크지 덜 걷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예정처 보고서가 '걸림돌'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뜩이나 야당이 된 민주당이 2차 추경안에 대해 여러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예정처 보고서가 새로운 논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다. 민주당은 정권교체 전에 이뤄진 1월 1차 추경 때만 해도 기재부가 초과 세수 가능성을 거론하지도 않았다며, 기재부가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게 아니냐고 공격했다. 기재부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법인세 신고가 이뤄지는 3월 이후에야 초과 세수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근로소득세 역시 3월 말 연말정산 환급 이후에야 연간 추계가 가능하다"며 "확실한 실적과 통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세입경정을 섣불리 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