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발언으로 16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3%를 넘었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기준물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35%포인트 오른 연 3.046%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연 3%대를 유지해오던 3년물 국채는 정부가 지난 11일 적자국채 발행 없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다는 발표에 연 2.92%까지 떨어졌다. 이후 13일까지 연 2.9%대를 이어가다가 4거래일 만에 연 3%대로 올라섰다. 5년물 금리는 0.103%포인트 오른 연 3.225%, 10년물 금리는 0.056%포인트 뛴 연 3.277%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될 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날 “향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는 이 총재의 언급이 국채 금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10전 내린 1284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이 총재의 빅스텝 발언이 알려지면서 전 거래일 대비 7원20전 내린 1277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중국의 4월 경제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코스피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서자 낙폭을 줄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1% 감소했고 산업생산은 같은 기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9% 하락한 2596.58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부터 5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하다 13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동반 상승 영향으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 반전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강세로 시작한 코스피와 이 총재의 빅스텝 발언으로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다가 이후 중국 리스크가 부각됐다”며 “중국의 4월 경제지표가 쇼크 수준인 것으로 시장에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국채 3년물 평균 금리를 지난해(연 1.4%)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연 2.7%로 전망했다. 또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보다 75원 오른 1220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