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 치닫는 둔촌 재건축…시공단, 타워크레인 철거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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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2개월, 재설치엔 6개월…공사중단 장기화 불가피
사업장 크레인 57대 철수 시작
시공사 "月 유지 비용만 200억
손실 감당 못해…내달 전면해체"
공사비 접점 못 찾자 결별 수순
조합측 "어떤 통보도 받은적 없어"
공사중단 한달째…입장차 팽팽
내년 입주 계획 아예 물 건너가
사업장 크레인 57대 철수 시작
시공사 "月 유지 비용만 200억
손실 감당 못해…내달 전면해체"
공사비 접점 못 찾자 결별 수순
조합측 "어떤 통보도 받은적 없어"
공사중단 한달째…입장차 팽팽
내년 입주 계획 아예 물 건너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재건축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철거에 들어갔다. 공사 중단 사태가 한 달을 넘기자 타워크레인 해체라는 초강수를 들고나온 것이다. 설치에만 6개월이 소요되는 핵심 장비까지 철거에 나서면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막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이달 분양 후 내년 8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시공사업단과 조합의 갈등으로 이젠 입주 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타워크레인은 해체와 설치에만 각각 2개월, 6개월이 걸리는 아파트 건설현장의 핵심 장비다. 철거에 따른 파급력이 큰 것도 이런 특수성 때문이다. 현재 둔촌주공 현장에는 전국 단일 사업장으로는 가장 많은 57개가 설치돼 있다. 시공단은 공사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타워크레인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단 관계자는 “대당 월평균 2500만원인 타워크레인 임차료, 유치권 용역비, 전기료 등 사업지 유지 비용만 한 달에 200억원이 들어가고 있다”며 “장비를 빌려준 업체도 임대료보다 운영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철거를 원하고 있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워크레인 철거가 시공사의 가장 강력한 실력 행사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현 조합 집행부와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합 측은 사전에 타워크레인 철거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단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고 협상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협상 타결이 양측 모두에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시의 중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 중단 후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조합과 시공단은 단 한 차례도 협상에 임하지 않을 정도로 상호 간 신뢰가 붕괴된 상태다. 조합 측은 서울시의 중재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서울시는 “중재안을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양측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협상의 핵심은 증액계약서 인정 여부다. 2020년 6월 전임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은 설계 변경 등에 따라 공사비를 기존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약 5600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현 조합 집행부는 절차상 이 증액계약서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조합 관계자는 “전임 조합과 맺은 증액계약서는 절차상 문제가 많고 시공단에만 유리하다”며 “계약서 재작성을 위해 서울시의 중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공단은 조합이 증액계약서를 인정하지 못하면 공사를 재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기존 증액계약서를 근거로 공정률 52%까지 공사했고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사 계약 변경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았던 만큼 다시 계약서를 작성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건설업계에선 타워크레인 철거까지 이뤄지면 공사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공단은 이와 별도로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의 사업비 대출 7000억원에 대한 보증 연장에 대해선 대주단의 결정에 따르되 조합이 갚지 않으면 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조합은 2017년 시공단 연대보증으로 농협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7000억원의 사업비 대출을 받은 상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일부 현장 타워크레인 철거 착수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단은 공사 중단 장기화에 따라 오는 6월부터 타워크레인 전면 철거를 결정하고 일부 현장에선 이날부터 철거를 시작했다. 시공단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대여가 이달 말 만료되는 일부 구역에서부터 미리 해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타워크레인은 해체와 설치에만 각각 2개월, 6개월이 걸리는 아파트 건설현장의 핵심 장비다. 철거에 따른 파급력이 큰 것도 이런 특수성 때문이다. 현재 둔촌주공 현장에는 전국 단일 사업장으로는 가장 많은 57개가 설치돼 있다. 시공단은 공사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타워크레인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단 관계자는 “대당 월평균 2500만원인 타워크레인 임차료, 유치권 용역비, 전기료 등 사업지 유지 비용만 한 달에 200억원이 들어가고 있다”며 “장비를 빌려준 업체도 임대료보다 운영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철거를 원하고 있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워크레인 철거가 시공사의 가장 강력한 실력 행사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현 조합 집행부와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합 측은 사전에 타워크레인 철거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단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고 협상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협상 타결이 양측 모두에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시의 중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넘도록 타결 기미 없는 둔촌주공
둔촌주공 재건축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이다. 조합과 시공사가 5600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을 두고 다툼을 벌이다 공정률 52% 상태인 지난달 15일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시공단은 “1조7000억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지금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공사 중단 후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조합과 시공단은 단 한 차례도 협상에 임하지 않을 정도로 상호 간 신뢰가 붕괴된 상태다. 조합 측은 서울시의 중재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서울시는 “중재안을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양측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협상의 핵심은 증액계약서 인정 여부다. 2020년 6월 전임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은 설계 변경 등에 따라 공사비를 기존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약 5600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현 조합 집행부는 절차상 이 증액계약서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조합 관계자는 “전임 조합과 맺은 증액계약서는 절차상 문제가 많고 시공단에만 유리하다”며 “계약서 재작성을 위해 서울시의 중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공단은 조합이 증액계약서를 인정하지 못하면 공사를 재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기존 증액계약서를 근거로 공정률 52%까지 공사했고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사 계약 변경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았던 만큼 다시 계약서를 작성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건설업계에선 타워크레인 철거까지 이뤄지면 공사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공단은 이와 별도로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의 사업비 대출 7000억원에 대한 보증 연장에 대해선 대주단의 결정에 따르되 조합이 갚지 않으면 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조합은 2017년 시공단 연대보증으로 농협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7000억원의 사업비 대출을 받은 상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