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애플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애플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 방향과 대비된다.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는 올 1분기 애플 주식 20만6000주에 대해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애플 풋옵션 가치는 3600만달러(약 462억원)다. 풋옵션이란 특정한 자산을 특정한 시기에 일정한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주가가 행사가 아래로 떨어지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버리가 지금까지 애플에 대한 풋옵션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16%에 이르는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주가는 1분기 말 174달러에서 16일 종가 기준 145달러까지 16.5% 떨어졌다.

버리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예측하고 공매도를 걸어 큰돈을 벌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버리가 애플 주가 하락에 장기로 베팅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2분기에 풋옵션 계약을 청산했을 가능성도 있다.

버리의 투자는 애플 주식을 계속 사 모으는 버핏의 행보와 엇갈려 관심을 끌고 있다.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는 1분기 애플 주가가 떨어지자 6억달러를 추가 매수했다. 애플은 벅셔해서웨이 편입 비중 1위 종목으로,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