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한동훈 겨냥했나…PD수첩, 국내외 입시비리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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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과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17일 방송에서 고등학생의 연구 부정(不正) 논문을 집중취재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는 고등학생 때 2주 동안 단국대에서 인턴으로 활동한 뒤 지난 2009년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논문'이라고 보도된 글은 논문이 아니라, 온라인 첨삭 등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3페이지짜리 연습용 리포트 수준의 글"이라고 해명했지만 아직 입시에 쓰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피하긴 어려웠다.
지난 4월 25일, 교육부가 미성년 연구물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포함된 논문 1,033건 중 부당 저자 논문이 96건이라는 내용이다. 대학별 부당 저자 판정 논문이 가장 많이 적발된 대학교는 서울대(22건)였으며 연세대(10건), 건국대(8건), 전북대(8건)가 그 뒤를 이었다. 교수들이 자신의 논문에 연구 기여도가 낮은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등재한 것이다. 부당 저자로 판정된 미성년자들은 단순 실험 보조, 영문 교정 등의 역할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PD수첩'과 셜록은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결정문을 입수해 부당 저자 논문 22건을 전수 분석했다. 10대 고등학생들이 서울대 교수들의 논문에 과연 어떻게 함께 참여할 수 있었을까. 대학 측에서 공개한 것은 단과대학과 책임교수의 성씨뿐. 결정문에 적힌 단서를 가지고 부정 논문에 얽힌 인물들을 하나둘 추적해나갔다.
고등학생을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넣어준 교수는 고등학생과 어떤 관계일까? 취재진이 만난 서울대 교수들은 논문에 고등학생 저자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정 논문으로 결정된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대 A 교수는 “내가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서울대의 결정으로 완전히 부도덕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대 B 교수는 무려 5명의 고등학생을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시켰다. 그는 ‘학생들과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학생들이 본인을 직접 찾아와서 논문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PD수첩'과 셜록의 취재 결과, 논문에 참여한 고등학생 자매는 B 교수가 교회에서 만난 신도의 자녀로 밝혀졌다. 부당 저자 고등학생은 B 교수의 아내를 이모라고 불렀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B 교수의 위반 정도를 ‘비교적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를 부당하게 논문에 참여시킨 대학교수들은 각 대학의 판단으로 경고와 주의 등 대부분 경징계 처벌에 그쳤다. 교수들의 논문에 공저자로 부당하게 이름을 올렸던 82명의 고등학생 중 5명의 대학 입학이 취소되었다.
고등학생이 논문 저자로 오르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연구 기여도가 낮은 학생이 교수, 석박사들과 논문에 나란히 이름 올리는 것이 과연 공정일까?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행위가 가장 많았던 서울대의 현실과 도덕 불감증에 빠진 엘리트 사회의 실체를 'PD수첩'과 셜록이 파헤쳤다. 오후 10시30분 방송.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는 고등학생 때 2주 동안 단국대에서 인턴으로 활동한 뒤 지난 2009년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논문'이라고 보도된 글은 논문이 아니라, 온라인 첨삭 등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3페이지짜리 연습용 리포트 수준의 글"이라고 해명했지만 아직 입시에 쓰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피하긴 어려웠다.
지난 4월 25일, 교육부가 미성년 연구물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포함된 논문 1,033건 중 부당 저자 논문이 96건이라는 내용이다. 대학별 부당 저자 판정 논문이 가장 많이 적발된 대학교는 서울대(22건)였으며 연세대(10건), 건국대(8건), 전북대(8건)가 그 뒤를 이었다. 교수들이 자신의 논문에 연구 기여도가 낮은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등재한 것이다. 부당 저자로 판정된 미성년자들은 단순 실험 보조, 영문 교정 등의 역할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PD수첩'과 셜록은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결정문을 입수해 부당 저자 논문 22건을 전수 분석했다. 10대 고등학생들이 서울대 교수들의 논문에 과연 어떻게 함께 참여할 수 있었을까. 대학 측에서 공개한 것은 단과대학과 책임교수의 성씨뿐. 결정문에 적힌 단서를 가지고 부정 논문에 얽힌 인물들을 하나둘 추적해나갔다.
고등학생을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넣어준 교수는 고등학생과 어떤 관계일까? 취재진이 만난 서울대 교수들은 논문에 고등학생 저자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정 논문으로 결정된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대 A 교수는 “내가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서울대의 결정으로 완전히 부도덕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대 B 교수는 무려 5명의 고등학생을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시켰다. 그는 ‘학생들과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학생들이 본인을 직접 찾아와서 논문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PD수첩'과 셜록의 취재 결과, 논문에 참여한 고등학생 자매는 B 교수가 교회에서 만난 신도의 자녀로 밝혀졌다. 부당 저자 고등학생은 B 교수의 아내를 이모라고 불렀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B 교수의 위반 정도를 ‘비교적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를 부당하게 논문에 참여시킨 대학교수들은 각 대학의 판단으로 경고와 주의 등 대부분 경징계 처벌에 그쳤다. 교수들의 논문에 공저자로 부당하게 이름을 올렸던 82명의 고등학생 중 5명의 대학 입학이 취소되었다.
고등학생이 논문 저자로 오르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연구 기여도가 낮은 학생이 교수, 석박사들과 논문에 나란히 이름 올리는 것이 과연 공정일까?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행위가 가장 많았던 서울대의 현실과 도덕 불감증에 빠진 엘리트 사회의 실체를 'PD수첩'과 셜록이 파헤쳤다. 오후 10시30분 방송.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