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번째 자사주 매입 셀트리온…주가는 미지근, 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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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주가수준 여전히 높아"
셀트리온이 18일 주식 시장 개장 직후 50만주(71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 사실을 공시했다. 셀트리온은 19일부터 오는 8월 18일까지 장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자사주 매입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지난 1월 54만7946주, 2월 50만7937주 매입을 결정하고서 이를 완료했다. 이번 추가 매입까지 하면 올해 들어 총 155만5883주, 약 2500억원을 매입하게 된다.
이는 작년 말 기준 자사주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주식을 제외한 유통주식의 1.5% 수준이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 배경 중 하나로 '주주가치 제고'를 언급한 것처럼 통상 자사주 취득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셀트리온 주가는 세 번째 자사주 매입 결정이 공시된 18일 오후 2시31분 현재 0.35% 상승하는 데 그치고 있다. 19만원대였던 연초에 비해서도 약 28% 낮은 수준이다.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에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전반적인 금리 인상기에 셀트리온 주식의 가격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셀트리온의 현재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5배 수준이다. 과거 60~70배에서 상당 부분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 펀드매니저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해 저가매수 기회이긴 하지만, 셀트리온은 주가수준이 여전히 높아 매수하기엔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격 말고 기초체력(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주가를 이끌만한 사업적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의 판로가 사실상 막힌 게 뼈아프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개발 성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효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공급이 중단됐다. 반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군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대표적이다. 1분기 셀트리온 매출 5506억원 가운데 27%가 램시마에서 나왔다. 마찬가지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진단키트 매출 비중도 22%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공급단가 인하도 영향을 미쳤다.
셀트리온 측은 "바이오시밀러 판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일시적으로 공급단가를 인하했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1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경쟁사인 노바티스의 산도즈 등이 매각 이슈로 바이오시밀러 가격을 인하하면서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시밀러 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봤는데, 1분기에 추가 인하 얘기가 나오자 수익성이 더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 요소는 있다.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의 미국 출시다. 내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유럽에서는 2020년 출시돼 최근 1년 분기 평균 성장률이 42%에 이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램시마 정맥주사(IV) 제품이 안착해 있는 만큼, 램시마SC로의 전환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유럽에서 램시마 IV의 점유율은 2020년 기준으로 53%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미국 출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휴미라 개발사인 애브비와 특허 관련 합의를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남아있지만, 계획대로라면 내년 7월 출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휴미라의 시장 규모가 21조원에 이르지만, 출시 예정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최소 10개에 이른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는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임상 중인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치료제도 기대주다.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 중으로, 최근 호주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유효성까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셀트리온의 자사주 매입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지난 1월 54만7946주, 2월 50만7937주 매입을 결정하고서 이를 완료했다. 이번 추가 매입까지 하면 올해 들어 총 155만5883주, 약 2500억원을 매입하게 된다.
이는 작년 말 기준 자사주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주식을 제외한 유통주식의 1.5% 수준이다.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 배경 중 하나로 '주주가치 제고'를 언급한 것처럼 통상 자사주 취득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셀트리온 주가는 세 번째 자사주 매입 결정이 공시된 18일 오후 2시31분 현재 0.35% 상승하는 데 그치고 있다. 19만원대였던 연초에 비해서도 약 28% 낮은 수준이다.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에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전반적인 금리 인상기에 셀트리온 주식의 가격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셀트리온의 현재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5배 수준이다. 과거 60~70배에서 상당 부분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 펀드매니저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해 저가매수 기회이긴 하지만, 셀트리온은 주가수준이 여전히 높아 매수하기엔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격 말고 기초체력(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주가를 이끌만한 사업적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의 판로가 사실상 막힌 게 뼈아프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개발 성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효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공급이 중단됐다. 반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군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대표적이다. 1분기 셀트리온 매출 5506억원 가운데 27%가 램시마에서 나왔다. 마찬가지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진단키트 매출 비중도 22%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공급단가 인하도 영향을 미쳤다.
셀트리온 측은 "바이오시밀러 판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일시적으로 공급단가를 인하했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1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경쟁사인 노바티스의 산도즈 등이 매각 이슈로 바이오시밀러 가격을 인하하면서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시밀러 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봤는데, 1분기에 추가 인하 얘기가 나오자 수익성이 더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 요소는 있다.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의 미국 출시다. 내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유럽에서는 2020년 출시돼 최근 1년 분기 평균 성장률이 42%에 이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램시마 정맥주사(IV) 제품이 안착해 있는 만큼, 램시마SC로의 전환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유럽에서 램시마 IV의 점유율은 2020년 기준으로 53%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미국 출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휴미라 개발사인 애브비와 특허 관련 합의를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남아있지만, 계획대로라면 내년 7월 출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휴미라의 시장 규모가 21조원에 이르지만, 출시 예정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최소 10개에 이른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는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임상 중인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치료제도 기대주다.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 중으로, 최근 호주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유효성까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