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가 청과도매상 손잡고 과일까지 파는 이유 [박종관의 유통관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자랜드와 롯데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중심 가전 양판점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전제품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게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다. 백화점이 객단가가 높은 가전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도 가전 양판점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전 양판점은 떠나가는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온라인몰에서 과일을 팔고,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변신하는 등 색다른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7795억원)과 비교하면 SYS리테일의 매출은 2년 만에 12.7% 늘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와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을 교체하는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 확대 등으로 가전 시장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가전 양판점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의 상황도 좋지 않다. 롯데하이마트의 올 1분기 매출은 8412억원으로 전년 동기(9559억원)에 비해 12.0%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 1분기엔 82억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점포 21개를 폐점한 데 이어 올해도 18개 점포의 문을 추가로 닫을 예정이다.
하지만 과실은 온라인 시장으로 돌아갔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가전 시장 점유율은 55%에서 39%로 16%포인트 떨어진 반면 온라인 시장은 45%에서 61%로 커졌다. 가전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오프라인 시장 규모는 4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최근에는 마켓컬리와 W컨셉, 무신사 등까지 가전제품 판매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가전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쪼그라든 오프라인 시장 내에서도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이 가전 양판점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프리미엄 가전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객단가가 높은 가전 카테고리를 키우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어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입점 업체의 할인 행사에 백화점 상품권 행사, 웨딩마일리지 행사 등까지 더하면 가전 양판점이 가격 경쟁력에서 백화점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치열한 할인 경쟁을 벌이다보니 가전 양판점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줄이면서 대형 가전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교체 주기가 긴 대형 가전 제품 특성상 당분간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진 점포를 과감하게 폐점하고, 초대형 점포와 체험 중심 매장 등을 새롭게 선보여 백화점 내 입점한 작은 전자제품 매장에선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소비자의 유입을 이끌어내기 위해 매장을 기반으로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인 '하트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과 롯데하이마트의 협업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결혼 또는 이사를 앞두고 가전·가구·인테리어를 함께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공동 마케팅으로 사로잡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우울한 가전 양판점 실적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가전 양판점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지난해 전년 대비 3.3% 늘어난 878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8억원의 적자를 냈다. SYS리테일이 적자를 낸 건 2012년 이후 9년 만이다.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7795억원)과 비교하면 SYS리테일의 매출은 2년 만에 12.7% 늘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와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을 교체하는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 확대 등으로 가전 시장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가전 양판점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의 상황도 좋지 않다. 롯데하이마트의 올 1분기 매출은 8412억원으로 전년 동기(9559억원)에 비해 12.0%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 1분기엔 82억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점포 21개를 폐점한 데 이어 올해도 18개 점포의 문을 추가로 닫을 예정이다.
온라인에 치이고, 백화점에 밀리고
코로나19 이후 가전 제품 시장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가두 점포를 운영하는 가전 양판점의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44조8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가전 시장 규모는 지난해 51조7000억원으로 팽창했다.하지만 과실은 온라인 시장으로 돌아갔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가전 시장 점유율은 55%에서 39%로 16%포인트 떨어진 반면 온라인 시장은 45%에서 61%로 커졌다. 가전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오프라인 시장 규모는 4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최근에는 마켓컬리와 W컨셉, 무신사 등까지 가전제품 판매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가전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쪼그라든 오프라인 시장 내에서도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이 가전 양판점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프리미엄 가전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객단가가 높은 가전 카테고리를 키우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어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입점 업체의 할인 행사에 백화점 상품권 행사, 웨딩마일리지 행사 등까지 더하면 가전 양판점이 가격 경쟁력에서 백화점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치열한 할인 경쟁을 벌이다보니 가전 양판점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줄이면서 대형 가전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교체 주기가 긴 대형 가전 제품 특성상 당분간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일까지 파는 전자랜드
가전 양판점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부터 청과도매업체와 손잡고 자사몰에서 과일을 팔기 시작했다. 온라인몰에 소비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사업목적에 화장품, 건강용품, 캠핑용품, 축산물, 귀금속 판매업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창업주인 홍봉철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2세 경영'이 본격화되자 본업인 가전 양판점을 넘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진 점포를 과감하게 폐점하고, 초대형 점포와 체험 중심 매장 등을 새롭게 선보여 백화점 내 입점한 작은 전자제품 매장에선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소비자의 유입을 이끌어내기 위해 매장을 기반으로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인 '하트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지분을 인수한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과 롯데하이마트의 협업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결혼 또는 이사를 앞두고 가전·가구·인테리어를 함께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공동 마케팅으로 사로잡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