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절반 "주52시간제 시행 어려워…월단위로 바꿔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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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중소제조업 주52시간제 시행실태 조사'
유연근무 미도입 4곳 중 3곳 "앞으로 도입 계획없어"
"日처럼 월단위로"…연말 8시간 추가연장 종료 '비상'
유연근무 미도입 4곳 중 3곳 "앞으로 도입 계획없어"
"日처럼 월단위로"…연말 8시간 추가연장 종료 '비상'
중소제조기업의 절반 가량이 구인난, 비용부담, 매출예측 불가능 등의 사유로 "주52시간 근로제를 지키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아직 유연근로제를 도입하지 않은 중소제조업체 4곳 중 3곳은 "앞으로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유연근로제로 주52시간제의 폐해를 보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주52시간제를 기존 주 단위에서 월단위로 바꾸는 근로기준법 개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제조업체 55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주52시간제 시행실태 및 제도개선 의견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8일 발표했다. 중소제조업의 42.4%는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30~49인 기업은 52.2%, 50~299인 기업은 52.6% 등 기업 규모가 클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도 응답도 높아졌다. 이들은 정부가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8시간의 추가 연장근로(52시간+8시간=총 60시간)가 가능하도록 한 주52시간제 보완 대책(30인 미만 기업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주52시간제를 지키기 어려운 이유로는 ‘구인난’이 제일 주된 이유(39.6%)였다. 이어 ‘원청이나 발주처의 주문 예측이 어려워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움’(32.3%),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2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데다 코로나19사태이후 외국인근로자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장기화되는 조짐이다.
주52시간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지(복수응답)를 물어보니, ‘탄력근로, 선택근로 등 유연근무제 도입’(23.4%),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22.6%), ‘추가 인력 채용’(22.1%) 등이 골고루 나왔고 ‘마땅한 대책이 없음’도 20.9%에 달했다. 정부가 주52시간제 도입 효과로 노린 '추가 인력 채용'효과는 미미한 반면 아무런 대책이 없는 기업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22.6%)과 ‘특별연장근로제 활용’(12.3%)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34.9%로 유연근무제 활용(23.4%)보다 많아 유연근무제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연장근로제는 갑작스런 업무량 증가시 고용노동부 장관 승인하에 연장근로를 하는 것이지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업무량을 입증해야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고 제출해야할 서류가 많아 중소기업들에겐 주52시간제의 폐해를 보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5~29인 기업의 절반 이상(52.0%)이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으로 대응중이라 올해말 이 제도가 중단될 경우 어려움 가중될 전망이다.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 중 대다수(73.3%)가 ‘향후에도 도입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도입할 비용과 행정적 여력이 없음’(22.7%), ‘특별연장근로 등 연장근로 확대로 대응 선호’(17.4%),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 준수 불가’(16.7%) 순으로 꼽았다. 실제 유연근무제 가운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탄력근무제도 주52시간제를 보완하기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탄력근로제는 6개월 기간내 주60시간, 주48시간 근무 등을 병행하며 평균적으로 주52시간제를 맞추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근로 계획을 노사 동의하에 일별로 사전에 짜야한다는 점이 중소기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갑자기 주문이 몰리거나 변경될 경우 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연장근로에 따른 추가 근무수당 적용도 못받아 근로자들도 외면하고 있는 제도라는 평가다.
주52시간제 관련 애로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법·제도 개선사항으로는 ‘연장근로 한도를 월 단위로 유연화’가 54.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기한과 대상 확대’(44.7%), 특별연장근로제 인가기간 확대 및 사후인가 절차 완화(23.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일본은 노사 합의 시 월 45시간, 연 360시간의 연장근로를 할 수 있고, 일감이 몰리거나 설비에 문제가 있는 특수한 상황에선 최대 월 100시간, 연 720시간의 연장근로도 가능하다. 일본은 한 달간 허용된 연장 근로시간을 모아 1~2주 만에 집중적으로 쓸 수 있지만 한국은 주 단위 규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이 구인난, 불규칙한 주문량, 현장과 맞지 않는 유연근무제 등으로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노사가 모두 원할 경우 연장근로를 보다 유연하게 규정할 수 있도록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확대와 같은 제도적 보완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제조업체 55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주52시간제 시행실태 및 제도개선 의견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8일 발표했다. 중소제조업의 42.4%는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30~49인 기업은 52.2%, 50~299인 기업은 52.6% 등 기업 규모가 클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도 응답도 높아졌다. 이들은 정부가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8시간의 추가 연장근로(52시간+8시간=총 60시간)가 가능하도록 한 주52시간제 보완 대책(30인 미만 기업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주52시간제를 지키기 어려운 이유로는 ‘구인난’이 제일 주된 이유(39.6%)였다. 이어 ‘원청이나 발주처의 주문 예측이 어려워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움’(32.3%),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2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데다 코로나19사태이후 외국인근로자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장기화되는 조짐이다.
주52시간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지(복수응답)를 물어보니, ‘탄력근로, 선택근로 등 유연근무제 도입’(23.4%),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22.6%), ‘추가 인력 채용’(22.1%) 등이 골고루 나왔고 ‘마땅한 대책이 없음’도 20.9%에 달했다. 정부가 주52시간제 도입 효과로 노린 '추가 인력 채용'효과는 미미한 반면 아무런 대책이 없는 기업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22.6%)과 ‘특별연장근로제 활용’(12.3%)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34.9%로 유연근무제 활용(23.4%)보다 많아 유연근무제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연장근로제는 갑작스런 업무량 증가시 고용노동부 장관 승인하에 연장근로를 하는 것이지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업무량을 입증해야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고 제출해야할 서류가 많아 중소기업들에겐 주52시간제의 폐해를 보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5~29인 기업의 절반 이상(52.0%)이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으로 대응중이라 올해말 이 제도가 중단될 경우 어려움 가중될 전망이다.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 중 대다수(73.3%)가 ‘향후에도 도입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도입할 비용과 행정적 여력이 없음’(22.7%), ‘특별연장근로 등 연장근로 확대로 대응 선호’(17.4%),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 준수 불가’(16.7%) 순으로 꼽았다. 실제 유연근무제 가운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탄력근무제도 주52시간제를 보완하기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탄력근로제는 6개월 기간내 주60시간, 주48시간 근무 등을 병행하며 평균적으로 주52시간제를 맞추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근로 계획을 노사 동의하에 일별로 사전에 짜야한다는 점이 중소기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갑자기 주문이 몰리거나 변경될 경우 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연장근로에 따른 추가 근무수당 적용도 못받아 근로자들도 외면하고 있는 제도라는 평가다.
주52시간제 관련 애로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법·제도 개선사항으로는 ‘연장근로 한도를 월 단위로 유연화’가 54.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기한과 대상 확대’(44.7%), 특별연장근로제 인가기간 확대 및 사후인가 절차 완화(23.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일본은 노사 합의 시 월 45시간, 연 360시간의 연장근로를 할 수 있고, 일감이 몰리거나 설비에 문제가 있는 특수한 상황에선 최대 월 100시간, 연 720시간의 연장근로도 가능하다. 일본은 한 달간 허용된 연장 근로시간을 모아 1~2주 만에 집중적으로 쓸 수 있지만 한국은 주 단위 규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이 구인난, 불규칙한 주문량, 현장과 맞지 않는 유연근무제 등으로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노사가 모두 원할 경우 연장근로를 보다 유연하게 규정할 수 있도록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확대와 같은 제도적 보완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