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입차에 비해 국산차에 더 많이 부과되고 있는 개별소비세(개소세)의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8일 “국산차와 수입차의 개소세 과세표준이 달라 발생하는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승용차 개소세 개편과 관련한 연구용역보고서를 제출받아 이르면 오는 7월 세법 개정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세법은 개소세 과세 대상이 유형의 물품일 경우 제조장(공장)에서 반출되는 가격에 따라 개소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수입 물품은 수입가격(관세 포함)에 개소세를 부과한다. 국내 공장에서 출하되는 가격과 수입가격을 모두 제조원가로 여겨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제조법인과 판매법인이 분리된 수입차 업체들과 달리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나의 법인이 제조와 판매 행위를 모두 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과세당국은 국산차의 실제 제조원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다. 이에 국산차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와 영업마진까지 더한 차량 판매가격에 개소세를 부과받고 있다. 제조원가에 해당하는 수입가격에 개소세가 부과되고 있는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소비자는 승용차를 구매할 때 취득세·부가가치세와 별도로 가격의 5%에 해당하는 개소세와 교육세(개소세액의 30%)를 내야 한다. 판매가 6000만원짜리 승용차는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개소세·교육세가 100만원가량 더 많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가 수입차에 대해서도 최종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개소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소비자의 세금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의 부담만 일방적으로 높이지 않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