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가격 재협상설을 일축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가계정 비율을 문제 삼아 인수를 잠정 중단한 것은 재협상으로 인수가를 낮추려는 의도라고 본 것이다. 머스크가 트위터 최대주주가 될 때부터 인수 의지가 있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위터 이사회가 “(머스크와의) 거래를 마치고 합병 계약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사회는 트위터 주주들에게 머스크의 주당 54.2달러 인수 제안에 찬성할 것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트위터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5일 열린다.

머스크와 트위터 이사회는 지난달 인수에 합의하면서 거래가 불발할 경우 책임이 있는 쪽이 10억달러(약 1조2600억원)의 위약금을 물기로 했다. 이사회가 계약 체결 의지를 밝힌 만큼 머스크가 인수를 철회하려면 10억달러를 내야 한다. 위약금을 면제받으려면 계약 당시 제공된 정보나 회사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스팸 및 가짜 계정 수가 전체의 5% 이하라는 것이 입증되기 전까지 인수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트위터는 가계정 비율이 5% 미만이라고 하지만, 머스크는 가계정 비율이 20%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소환하며 트위터의 실제 사용자 수를 조사해달라는 트윗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트위터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3월 27일부터 트위터 이사회와 접촉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트위터 대주주 등극 사실을 공개하기도 전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잭 도시와 파라그 아그라왈 현 CEO,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 등도 지난달 초까지 만났다. 머스크는 이후 지난달 트위터 지분율을 공개하며 “인수 계획이 현재로서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불확실성이 커진 트위터에서는 고위급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제품 관리 부문 임원, 트위터 서비스 부문 임원, 데이터 사이언스 부문 대표 등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