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전 후보와 민주당은 “표적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성남FC를 17일 압수수색한 뒤 확보한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향후 자료를 토대로 참고인 조사 등 지속적인 수사를 할 예정이다. 성남FC 후원 의혹은 한 보수단체가 “성남시장 당시 이 전 후보가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특혜를 제공했다”고 고발하며 불거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2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이은 두 번째다. 두산건설은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후원금(42억원)을 성남FC에 지급했다. 네이버, 현대백화점, 분당차병원 등 다른 후원 기업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대선 이후 이 전 후보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4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전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경찰은 영장에 이 전 후보와 김씨를 피의자로 적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월 이 전 후보와 김씨, 김씨를 수행했던 5급 사무관 배모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수사를 맡고 있는 경기남부청 반부패수사대는 ‘김혜경 씨 무료 변론 의혹’ ‘김혜경 씨 대리 처방전 의혹’ 등을 동시에 수사하고 있다.

장남 이동호 씨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씨를 상습도박죄 및 게임산업법·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대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참고인 조사를 위한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 전 후보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사기관이 3년 동안 탈탈 털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와 무혐의가 되지 않았나”며 “사골을 우려먹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 전 후보가 최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이를 겨냥한 수사라며 수사당국에 각을 세웠다. 한준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재명 전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지금, 왜 무리하게 추가 압수수색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한 ‘표적 수사’이자 ‘억지 수사’”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