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새 루나 발행' 투표 강행…개인들 "피해자 또 만드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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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루나 소각" 개인 요구 묵살
찬성 15% 반영하고 투표 시작
사전 투표선 92% 반대했는데
시작 20시간 만에 찬성률 78%
"탈중앙 금융의 '민낯' 드러내"
신뢰 잃어 외부 추가투자 실종
세무조사 후에도 세금 탈루 지속
국세청 추징금 1000억 넘을 듯
찬성 15% 반영하고 투표 시작
사전 투표선 92% 반대했는데
시작 20시간 만에 찬성률 78%
"탈중앙 금융의 '민낯' 드러내"
신뢰 잃어 외부 추가투자 실종
세무조사 후에도 세금 탈루 지속
국세청 추징금 1000억 넘을 듯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를 유발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0·사진)가 새로운 루나·테라를 발행하겠다고 나섰다.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부담해 기존 루나를 소각하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새로운 투자금을 끌어들이겠다고 밝힌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하겠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테라의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권 대표의 주장이 관철되면서 탈중앙 금융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새로 발행하는 루나의 물량을 10억 개로 제한하기로 했다. 연 7%의 스테이킹(예치) 이익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루나를 맡기면 테라로 연 7% 수익을 제공하면서 루나의 수요를 유발해 가격을 떠받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 19.5% 수익률을 보장하며 루나 사태를 키운 ‘앵커 프로토콜’의 사례를 답습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테라 부흥 계획에) 근본적인 사업은 없으며 피라미드 체계의 암호화 버전처럼 들린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이 제안에 대해 투표가 시작된 지 20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4시 기준 투표율은 39.4%, 찬성률은 78%를 나타냈다. 루나 전체 보유량 기준 3억7670만 표 가운데 40%(1억5000만 표) 이상이 투표하고, 투표 참여자 중 찬성률이 50%를 넘으면 안건은 통과된다.
이 투표는 테라폼랩스의 초기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소수 검증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들 중에서도 루나 보유량이 많으면 투표권이 많아진다. 사전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개미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불만이 터져나왔다. 투표 시작과 동시에 1135만 표가 이미 찬성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표의 3%, 안건 가결을 위해 필요한 최소 찬성표의 15%에 해당한다. 권 대표는 “테라 부활 제안이 블록체인에 관여하는 ‘빌더’ 15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테라 리서치 포럼의 개발자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전투표가 시행됐는데 92%가 안건에 반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권 대표와 주변의 ‘사기꾼’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도지코인을 만든 빌리 마커스도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고 일갈했다.
투자자들은 “기존 루나를 소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나를 소각하면 루나 공급량이 줄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실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 그 손실은 루나를 사들이는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부담하게 된다.
한편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부담할 국세청의 추징금은 1000억원에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세청은 작년 6월 특별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10월 법인세와 소득세 450억여원을 추징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세무조사 결과에 불복했다. 이후로도 국세청이 문제 삼은 싱가포르 법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10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고, 테라폼랩스는 3월에 1200만 루나를 LFG에 기부하는 등 세금 탈루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 2.0 발행 시에도 추가 과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진우/빈난새 기자 jwp@hankyung.com
○개인 92% 반대에도 새 루나 발행 강행
권 대표는 19일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루나·테라 발행과 배분을 골자로 한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가 제안한 방안은 테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소수 투자자(검증인)에게 25%, 필수 개발자 5%, 가격 폭락 전 시점의 모든 루나 보유자 35%, 현재 루나 보유자 10%, UST 보유자에게 25%의 새로운 루나를 배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또 새로 발행하는 루나의 물량을 10억 개로 제한하기로 했다. 연 7%의 스테이킹(예치) 이익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루나를 맡기면 테라로 연 7% 수익을 제공하면서 루나의 수요를 유발해 가격을 떠받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 19.5% 수익률을 보장하며 루나 사태를 키운 ‘앵커 프로토콜’의 사례를 답습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테라 부흥 계획에) 근본적인 사업은 없으며 피라미드 체계의 암호화 버전처럼 들린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이 제안에 대해 투표가 시작된 지 20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4시 기준 투표율은 39.4%, 찬성률은 78%를 나타냈다. 루나 전체 보유량 기준 3억7670만 표 가운데 40%(1억5000만 표) 이상이 투표하고, 투표 참여자 중 찬성률이 50%를 넘으면 안건은 통과된다.
이 투표는 테라폼랩스의 초기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소수 검증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들 중에서도 루나 보유량이 많으면 투표권이 많아진다. 사전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개미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불만이 터져나왔다. 투표 시작과 동시에 1135만 표가 이미 찬성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표의 3%, 안건 가결을 위해 필요한 최소 찬성표의 15%에 해당한다. 권 대표는 “테라 부활 제안이 블록체인에 관여하는 ‘빌더’ 15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테라 리서치 포럼의 개발자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전투표가 시행됐는데 92%가 안건에 반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권 대표와 주변의 ‘사기꾼’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도지코인을 만든 빌리 마커스도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고 일갈했다.
투자자들은 “기존 루나를 소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나를 소각하면 루나 공급량이 줄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실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 그 손실은 루나를 사들이는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부담하게 된다.
○과세 불복 이후에도 증여…불신 커져
업계 관계자는 “현재 테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으로는 루나를 소각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루나를 살리려면 외부 투자를 유치해야 했지만 신뢰를 잃은 권 대표가 투자자들을 모으기는 불가능했다. 다른 관계자는 “세금 추징과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새로운 코인을 찍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한편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부담할 국세청의 추징금은 1000억원에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세청은 작년 6월 특별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10월 법인세와 소득세 450억여원을 추징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세무조사 결과에 불복했다. 이후로도 국세청이 문제 삼은 싱가포르 법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10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고, 테라폼랩스는 3월에 1200만 루나를 LFG에 기부하는 등 세금 탈루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 2.0 발행 시에도 추가 과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진우/빈난새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