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 사진=(REUTERS)
일론 머스크 / 사진=(REUTERS)
세계 최고 부자이자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최고경영자(CEO)인 스페이스X 관련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뒤 돈으로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금융·기업 전문 웹사이트 인사이더는 19일(현지 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는 2016년 스페이스X 법인 전용기에서 여성 승무원에게 자신의 주요 부위를 노출하고 동의 없이 이 승무원의 신체를 만졌다는 것. 또 마사지를 받으면서 유사 성행위를 요구하는 듯한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더가 입수한 당시 사건 진술서에 따르면 2016년 영국 런던으로 가는 전용기 자신의 방에서 머스크는 피해자(승무원)에게 전신 마사지를 요구했다.

당시 머스크는 옷을 다 벗고 하반신만 수건으로 가린 상태였다. 마사지를 받던 머스크는 하반신을 가린 수건을 걷었고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졌다. 또 취미가 승마인 피해자에게 “더 하면(do more) 말(馬)을 사주겠다”고 말했다. 진술서는 해당 발언이 유사 성행위를 의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머스크 요구를 거부했고 그는 머스크의 ‘제안’을 거절한 뒤 자신에게 배정되는 일이 확연히 줄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며 지인에게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성행위’를 거절해 일에서 밀려나고 피해를 입는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지난 2018년 피해자는 업무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며 스페이스X 인사팀에 2016년 전용기에서 일어난 사건을 담은 고소장을 전달했다. 스페이스X는 머스크가 참석한 조정 자리를 마련해 사건을 속전속결 처리했다. 그해 11월 스페이스X는 머스크를 고소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25만 달러(약 3억1600만 원)를 지급하는 ‘계약 해지’에 피해자와 합의했다. 또한 재정 보상 사실과 머스크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기밀 유지 조건이 달렸다.

인사이더는 트위터 인수에 나선 머스크가 최근 트위터에 올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글을 거론하며 그의 언행불일치를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 친구가 인사이더에 제보해 알려졌다. 해당 친구는 “지구 최대 부자일 정도의 힘 있는 사람이 돈만 던져주고 상황을 모면한다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제보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제보자는 “부와 힘을 가진 사람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며 “계속 침묵한다면 우리도 그 시스템의 일부가 돼 머스크 같은 사람이 계속 끔찍한 일을 저지르도록 용인하는 꼴이 된다.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