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26일 열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증권사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향후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한 뒤 시장에서 ‘5월 금리 인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은이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으로 기록된다.

20일 KB증권, 키움증권, SK증권, 신한은행은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의 때 4월에 이어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만장일치 금리 인상’을 점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4.8%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달에는 5%를 웃돌 전망”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도 “현재 경제와 금융시장 환경은 경기보다 물가를 더 중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달보다 1.1%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1년 전에 비해선 9.2% 올랐다.

이 총재는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조찬 회동 뒤 8월 이후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놨다. 당시 한은은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신한은행은 “한은도 물가 상승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에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 참석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