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넉 달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미국 등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인민은행은 5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전달보다 0.15%포인트 낮은 연 4.45%로 20일 고시했다. 1년 만기 LPR은 전월과 같은 연 3.7%를 유지했다.

LPR은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실제로는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과 지침을 통해 결정한다. 1년 만기 LPR은 일반 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LPR을 인하한 이후 지난달까지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미세조정으로 대응해 왔다.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을 경계해서다. 외국인은 지난달까지 최근 석 달 동안 3000억여위안(약 57조원)어치의 중국 채권을 순매도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냉각했다.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로 더 악화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공산당 지도부가 경기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한 조치로 분석된다.

하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통화·재정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