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4명 안팎의 참모진을 대동해 용산 대통령실 지하 1층에 나타났다. 21일 정상회담 직후 이뤄질 기자회견 장소를 점검하러 온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을 둘러보며 참모진에게 준비 상황을 물어보는 등 막판까지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늦은 오후까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맞기 위한 인테리어 작업으로 분주했다. 작업모를 쓰고 엑스밴드를 두른 인부들이 공사 장비를 손에 쥔 채 오갔고, 지하와 지상 1층에는 하얀 천으로 된 가림막이 곳곳에 쳐졌다.

윤 대통령이 둘러본 지하 1층 기자회견장은 국방부가 강당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 세계로 중계될 기자회견 장소로 낙점됐다. 대통령 전속 사진 담당인 김용위 미디어팀장이 기자회견장 단상에 서서 사진 구도를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단상 뒤로는 네이비색 백보드에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이라는 문구가 흰 글씨로 적혀 있었다. 관객석 가운데에 있던 의자들은 아예 들어내 영상·사진기자가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기자회견장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다시 5층 집무실로 향하며 “이거 (기자회견) 끝나고 만찬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비서진에게 묻기도 했다. 이날 마지막 점검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강인선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대통령실 1층에는 양국 정상의 사진 촬영을 위한 뒷배경이 가림막이 씌워진 채 설치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실에 입장한 후 함께 사진을 찍고 방명록을 작성하는 곳이다.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 지하 1층에는 레드 카펫이 깔렸다. 대통령실 인근에서는 미국 측 인력으로 추정되는 경호원들과 한국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대화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대통령실 직원들은 미국 측과 연락하며 정상회담 안건과 합의문 등을 최종적으로 조율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회담 합의문은 막판까지 문건을 수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회담 직전까지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가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